될 놈과 안될 놈: 실패를 피하는 과학적 XYZ 가설 검증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인 알베르토 사보이아가 쓴 《될 놈은 된다(The Right It)》입니다. 이 책에서는 '될 놈'과 '안될 놈'을 검증하는 방법과 데이터 기반 설계, 그리고 실용적인 툴과 전략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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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1, 2022
될 놈과 안될 놈: 실패를 피하는 과학적 XYZ 가설 검증

들어가며

앞선 글에서 '우리가 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검토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많은 미성숙한 기업들이 머리로 고민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한 것처럼, 최근 제품 검증과 설계, 구현에 대한 방법론과 전략들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Growth나 Scalable 단계에 가기 전에 PMF(Product-Market Fit) 검증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과 Problem Solving Value 크기의 타당성을 갖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이 제시하는 방법론과 프레임워크들이 너무 많이 있기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 맞는 전략적 솔루션을 검증하고 실험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일이 되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페이퍼워크를 통해 논리적으로 맞는 프레임을 찾기 위해 오늘도 구글 논문과 책장을 뒤적이던 중, 작년에 읽었던 책 하나를 다시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인 알베르토 사보이아가 쓴 《될 놈은 된다(The Right It)》입니다. 이 책에서는 '될 놈'과 '안될 놈'을 검증하는 방법과 데이터 기반 설계, 그리고 실용적인 툴과 전략을 제시합니다. 특히 그 여러 방법 중 두 가지 핵심 아이템이 있는데, 바로 실패의 패턴을 분석한 FLOP 프레임워크와 XYZ 가설 검증입니다. 이 두 가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도구로, 제품 개발의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FLOP: 실패의 세 가지 패턴

💡 핵심: 실패는 출시(Launch), 운영(Operation), 전제(Premise) 중 하나에서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실패는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며, 이를 조기에 검증하지 않으면 나머지 노력은 무의미해집니다.

실패(Failure)는 출시(Launch), 운영(Operation), 또는 전제(Premise)에서 결정된다고 사보이아는 말합니다. 이 FLOP 프레임워크는 제품이 실패하는 근본 원인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출시 실패: 시장에 닿지 못하는 제품

출시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는 세일즈, 마케팅, 유통의 역량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표적 시장에 닿지 않고, 고객이 접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출시로 인한 실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고객이 그 존재를 모르거나, 알아도 구매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실패합니다. 예를 들어, 획기적인 의료 기기를 개발했지만 병원과의 유통 채널이 없어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는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지만 마케팅 예산이 부족하여 잠재 고객들이 그 제품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출시 실패입니다.

출시 실패는 상대적으로 해결하기 쉬운 문제입니다. 제품 자체는 좋으므로, 마케팅과 영업 전략을 개선하거나, 유통 파트너를 확보하거나, 가격 정책을 조정하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품 자체를 재개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영 실패: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제품

운영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디자인, 기능, 안전성 수준이 이용자들의 기대치에 미달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예로 식당 음식은 훌륭한데 서비스가 형편없거나, 모바일 앱이 계속해서 멈추거나 버튼이 동작되지 않을 때 운영으로 인한 실패로 규정합니다.

운영 실패는 제품이 약속한 가치를 일관되게 제공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결제 과정에서 자주 오류를 일으키거나, 배송이 지연되거나, 고객 서비스가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또는 SaaS 제품이 자주 다운타임을 겪거나, 속도가 느리거나, 중요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운영 실패입니다.

운영 실패는 초기에는 문제가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사용자로 잘 작동하다가,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서버가 과부하되거나, 복잡한 사용 사례에서 버그가 발견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품질 관리, 인프라 확장,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핵심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행이 미흡한 상태입니다.

전제 실패: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

전제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는 제품의 아이디어 자체에 관심을 갖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제품을 알고, 무엇인지 이해하며, 약속된 기능이 안정적이고 잘 수행하지만 그냥 관심이 없는 경우 전제로 인한 실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치명적인 실패 유형입니다. 왜냐하면 제품의 근본적인 아이디어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시도 잘했고, 운영도 완벽한데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완벽하게 작동하는 앱이지만 해결하려는 문제가 실제로는 사람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거나, 이미 더 나은 대안이 존재하거나,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맞지 않는 경우입니다.


실패 원인의 오진: 상호 비난의 악순환

💡 핵심: 제품이 실패한 후 원인을 규명할 때, 각 부서는 다른 부서를 탓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는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며,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제품이 실패한 이후 원인을 규명하려고 하면 개발은 마케팅을, 마케팅은 세일즈를, 세일즈는 모두를 탓합니다. 이것은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개발팀은 "제품은 완벽하게 만들었는데 마케팅이 제대로 못 했다"고 말하고, 마케팅팀은 "우리는 충분히 알렸는데 세일즈가 팔지 못했다"고 말하며, 세일즈팀은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팔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품도 잘 만들고 마케팅도 잘했는데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사보이아는 얘기합니다. 전제, 즉 제품 아이디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입니다. 왜냐하면 전제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몇 달, 혹은 몇 년을 투자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시나 운영 실패는 "우리는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지만 실행이 미흡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제 실패는 "우리는 처음부터 잘못된 일을 하고 있었다"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조직이 전제 실패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출시나 운영 문제로 돌리려 합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마케팅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데 추가 자원을 투입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전제에 있다면, 이런 노력은 좋은 돈을 나쁜 돈에 계속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될 놈을 만들어라: 전제 검증의 중요성

💡 핵심: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완벽한 실행보다 올바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될 놈은 시장 조사가 아닌 실제 실험을 통해서만 발견됩니다.

사보이아는 책의 마무리 문장으로 딱 한 줄을 남겼습니다.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이 문장에는 제품 개발의 핵심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순서를 거꾸로 합니다. 먼저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고, 그 다음에 시장이 원하는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순서는 반대입니다. 먼저 시장이 원하는 것인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제대로 만드는 것입니다.

'될 놈'은 출시와 운영이 훌륭하게 실행될 경우 시장에서 성공할 아이디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출시와 운영이 훌륭하게 실행될 경우"라는 조건입니다. 즉, 될 놈이라는 것은 전제가 올바르다는 의미입니다. 나머지 두 가지(출시와 운영)는 나중에 해결할 수 있지만, 전제가 틀렸다면 아무것도 구원할 수 없습니다.

사보이아는 비즈니스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고 얘기하며, 그저 시장에서 성공하는 아이디어와 실패하는 아이디어만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것은 매우 실용적인 관점입니다. 우리는 종종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평가하며 "이건 좋은 아이디어야" 또는 "이건 나쁜 아이디어야"라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만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훌륭한 아이디어도 시장에서 실패할 수 있고, 형편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다음 할 일은 분명해집니다. '될 놈'을 찾고, '안될 놈'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애착을 갖고, 그것이 될 놈이라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어렵습니다.


상상의 환경 vs 실제 세상: 시장조사의 함정

💡 핵심: 전통적인 시장조사는 상상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며, 의견을 데이터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될 놈은 실제 세상에서 실험을 통해서만 발견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얘기하는 '될 놈'의 기준은 제품의 '전제'가 옳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될 놈'인지 확인하려고 시장조사에 상당한 돈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대부분은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시장조사라는 것이 아이디어 제시자가 생각하는 '상상의 환경'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상의 환경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세계입니다. 이 세계에서 고객은 합리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설문에 정직하게 답변하고, 말한 대로 행동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모르고, 설문에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답변을 하며, 실제 행동은 말한 것과 다릅니다.

그리고 이 상상의 환경에서는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먹으며 자랍니다. 사람들에게 "이런 제품이 있다면 사용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 "네, 좋은 것 같아요"라고 답합니다. 그것은 공짜이고, 가상이며, 약속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제품이 출시되고 돈을 내야 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지만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은 데이터가 아닙니다. 추측에 불과합니다. '될 놈'은 상상의 환경에서 연역이나 귀납으로 도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사보이아는 얘기합니다. '될 놈'은 실제 세상에서 실험을 통해 발견되어야 합니다.

실제 세상에서의 실험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내거나, 시간을 투자하거나, 행동을 바꾸는 것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는 것입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여기 제품이 있습니다. 사용해보세요"라고 하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지 측정하는 것입니다.


객관적 데이터의 네 가지 조건

💡 핵심: 될 놈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신선하고, 관련성 있고, 믿을 만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객관적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런 데이터 없이는 자기기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될 놈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신선하고, 관련성 있고, 믿을 만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조건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신선한(Fresh) 데이터란 최근에 수집된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므로, 1년 전의 데이터는 이미 구식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술이나 트렌드와 관련된 제품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소비자 행동이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오래된 데이터는 오히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관련성 있는(Relevant) 데이터란 우리가 검증하려는 가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피트니스 앱을 만들려는데 일반적인 건강 관심도 설문 결과는 관련성이 떨어집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피트니스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하는가?"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믿을 만한(Reliable) 데이터란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물어본 것은 믿을 만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를 기쁘게 하려고 긍정적으로 답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기 보고(self-report)보다는 실제 행동을 측정한 것이 더 믿을 만합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Statistically Significant) 데이터란 충분한 샘플 크기를 가진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5명에게 물어본 것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물론 초기 단계에서는 작은 샘플로 시작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될 놈을 찾는 첫 단계입니다. 이런 데이터 없이 아무리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해도, 결국 상상의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XYZ 가설: 시장 호응을 구체적 숫자로 검증하라

💡 핵심: XYZ 가설은 "적어도 X%의 Y는 Z할 것이다"라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형태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방법입니다. 막연한 기대를 명확한 가설로 전환하여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합니다.

데이터를 확보한 다음에는 그 데이터를 통해 '될 놈'을 테스트해야 합니다. 여기서 테스트를 하기 위한 '시장 호응 가설' 방법으로 XYZ 가설 검증을 제시합니다.

XYZ 가설은 쉽게 말해 '적어도 X 퍼센트의 Y는 Z할 것이다'를 가정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공식이 매우 강력한 이유는, 막연한 기대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설로 전환하기 때문입니다.

X는 표적 시장의 구체적 퍼센트를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나 "대부분의 고객"이 아니라, 정확한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10%, 25%, 50%와 같이 명시합니다. 이 숫자는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장 점유율을 반영해야 합니다.

Y는 표적 시장을 얘기합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모든 사람"이 아니라 구체적인 세그먼트여야 합니다. "25-35세 여성 직장인", "중소기업 마케팅 담당자", "당뇨병을 앓고 있는 노인" 등과 같이 명확하게 정의합니다.

Z는 아이디어에 따른 호응의 방식을 얘기합니다. 단순히 "좋아한다"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입니다. "구매한다", "가입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사용한다", "친구에게 추천한다" 등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적어도 10퍼센트의(X) 코인 세탁소 이용객은(Y) 세탁물을 픽업해서 24시간 내에 돌려주는 서비스에 5달러를 지불할 것이다(Z)." 이것은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가설입니다. 코인 세탁소에 가서 100명의 고객에게 제안하고, 실제로 10명 이상이 5달러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가설이 검증된 것입니다.

앞에서 확보한 유의미한 객관적 데이터들로 각각을 숫자로 설정하여, 구체적인 숫자로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관적인 판단이나 희망 사항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프리토타이핑: MVP 전 단계의 초경량 실험

💡 핵심: XYZ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완전한 제품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은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핵심 전제를 검증하는 방법입니다.

가설을 설정한 이후, 가설 검증을 하기 위해 우리는 보통 서비스를 기획하고 바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선 위 가설 검증이 작동하는지 확인을 위해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을 제시합니다. 프리토타이핑은 MVP(Minimum Viable Product) 전 단계의 실험 방법입니다.

프리토타이핑의 핵심 아이디어는 "진짜를 만들기 전에 가짜를 만들어라"입니다. 여기서 가짜는 속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핵심 가치 제안을 테스트하기 위한 최소한의 구현을 의미합니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린다면, 프리토타이핑은 1주일 만에 핵심 전제를 검증할 수 있게 합니다.

예로 코인 세탁소에서 직접 기능을 수행하여 가설이 검증되는지 보고, 이를 Growth하고 Scalable하게 만들기 위해 기술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세탁 픽업 서비스 앱을 만들기 전에, 코인 세탁소에 간단한 전단지를 붙여놓고 "세탁물 픽업 서비스 - 5달러, 이 번호로 전화하세요"라고 안내합니다. 전화가 오면 직접 픽업하고 집에서 세탁하여 배달합니다. 앱도, 시스템도, 자동화도 없이 수동으로 모든 것을 처리합니다.

이것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매우 강력한 학습을 제공합니다. 만약 100명의 고객 중 단 2명만 전화한다면, 10%의 전환율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앱을 만들기 전에 이것을 알아낸 것입니다. 반대로 15명이 전화한다면, 수요가 있다는 것이 검증되고, 이제 기술에 투자하여 확장할 가치가 있습니다.

사보이아가 든 또 다른 유명한 예시는 커피 자판기입니다. 커피 자판기 검증을 위해 복잡한 머신을 만들기 전에, 자판기 모형을 세워두고 안에서 사람이 직접 커피를 타주는 것입니다. 고객은 버튼을 누르고 돈을 넣으면 커피가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뒤에서 사람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기계를 개발하기 전에 "사람들이 정말 이 위치에서 자판기 커피를 살 것인가?"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망치와 못: 아이디어에 대한 집착 경계하기

💡 핵심: "망치를 갖고 있으면 무엇이든 못으로 보인다." 자신의 아이디어나 기술에 집착하면 객관성을 잃게 됩니다. 상상의 환경에서 벗어나 현실의 데이터로 생각을 검증해야 합니다.

"망치를 갖고 있으면, 무엇이든 못으로 보인다"는 말을 자주 되새깁니다. 이것은 인지 편향의 한 형태로, 우리가 가진 도구나 지식이 우리의 인식을 왜곡한다는 의미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무엇이든 연계시켜서 생각하게 됩니다. AI 기술을 알고 있으면 모든 문제를 AI로 해결하려 하고, 블록체인을 공부했으면 모든 것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 합니다.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으면 그 산업의 모든 문제가 보이고, 각각에 대한 솔루션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런 생각이 강해지거나, 생각이 강한 사람을 만나면 '상상의 환경'에서 객관적 데이터와 숫자를 갖고 현실로 착지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아이디어에 감정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몇 주 동안 그 아이디어를 다듬고, 동료들과 논의하고,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그것이 내 아이디어가 아니라 나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XYZ 가설과 프리토타이핑입니다. 이것들은 우리를 강제로 현실과 대면하게 만듭니다. "적어도 10%의 고객이 이것을 구매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제로 100명에게 제안했을 때 2명만 구매한다면, 더 이상 자기 기만을 할 수 없습니다. 숫자는 잔인하게 정직합니다.

"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CEO나 투자자가 "이 아이디어는 대박이 날 거야"라고 확신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 "그럼 XYZ 가설로 만들어서 테스트해봅시다"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숫자와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정의하고, 프리토타이핑으로 빠르게 검증합니다.

그러기 위해 Keep Calm and Study Hard! 감정을 가라앉히고, 계속 배우고, 데이터에 귀를 기울이고, 겸손하게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랑하되, 그것보다 진실을 더 사랑해야 합니다. 될 놈을 찾는 것이 목표이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당화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는 것

💡 핵심: 목표는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될 놈을 빠르게 걸러내고 될 놈을 찾는 것입니다. FLOP 프레임워크와 XYZ 가설은 이 과정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줍니다.

FLOP 프레임워크와 XYZ 가설 검증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실패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실패합니다. 이것은 슬픈 진실이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심지어 가장 성공한 기업가들도 수많은 실패를 겪습니다.

차이는 언제, 어떻게 실패하느냐입니다. 나쁜 방식은 6개월 동안 제품을 개발하고, 수백만 원을 투자하고, 팀 전체를 투입한 후에 시장에서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좋은 방식은 1주일 만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같은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FLOP 프레임워크는 우리에게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전제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운영이고, 마지막이 출시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 순서를 거꾸로 합니다. 출시와 마케팅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운영 품질에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전제는 거의 검증하지 않습니다.

XYZ 가설은 우리에게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가설을 세우고, 상상의 환경이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 테스트하며, 의견이 아니라 행동을 측정합니다.

프리토타이핑은 우리에게 언제 검증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답은 "지금 당장"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완벽한 팀을 구성하고,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실험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결국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차이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안될 놈을 더 빠르게 걸러내고 될 놈을 찾아내는 능력에 있습니다. Keep Calm and Study Hard. 그리고 Test Hard.


참고자료:

  • 《될 놈은 된다(The Right It)》, 알베르토 사보이아 저, 2020년

  • 구글 혁신 프로세스 사례 연구

  • 실리콘밸리 프리토타이핑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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