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D의 좌절: 한국 AI 의료기기가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

AI가 의료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한창이던 2010년대 후반. 한국에도 수많은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생겨났습니다. AI로 의료 영상을 판독하고, 질병을 진단하며, 치료를 돕는다는 비전을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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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6, 2020
SaMD의 좌절: 한국 AI 의료기기가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

들어가며: 3박자가 맞지 않는 생태계

AI가 의료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한창이던 2010년대 후반. 한국에도 수많은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생겨났습니다. AI로 의료 영상을 판독하고, 질병을 진단하며, 치료를 돕는다는 비전을 내걸었습니다.

투자가 몰렸고, 언론이 주목했으며, 정부도 지원했습니다. "K-의료의 미래", "AI 강국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희망적인 구호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떨까요?

골든타임을 놓친 가장 큰 이유는 3박자가 맞지 않습니다. 기업에서 만들고, 식약처가 허가를 낸다 하더라도, 병원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기업은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식약처는 허가를 내주었습니다(늦었지만). 하지만 병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이 맞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누구의 잘못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RPG 게임의 비유: 파티에 끼지 못하는 유저

💡 핵심: 이러한 국내 환경에서 기업들은 임상 능력과 기술, UX 등을 확장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RPG 게임에 비유하면 유저(기업)가 레벨업하고 아이템을 갖췄지만 파티(병원)는 필드(국내 환경)에서 안 껴주는 것입니다.

유저의 노력

몬스터 사냥 (연구):

기업은 열심히 연구합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알고리즘을 개선하며, 논문을 읽고, 데이터를 모읍니다. 밤을 새우고, 투자를 받으며, 팀을 확장합니다.

레벨업 (제품 개발):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의료 영상 판독 AI, 질병 예측 알고리즘, 치료 보조 소프트웨어. 데모는 인상적입니다. 정확도도 높습니다. "이거 진짜 된다!"

아이템 획득 (인허가):

식약처 승인을 받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임상 데이터를 모으며, 심사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받았습니다.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인증서를 손에 들었습니다.

파티의 거부

그러니 보스의 경험치를 얻지 못해 아무리 몬스터를 잡아도 레벨업의 한계가 있고, 사냥 또한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다음 단계에서 막힙니다. 강력한 보스(실제 임상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잡으려면 파티(병원)가 필요합니다. 혼자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파티는 안 껴줍니다. "너? 레벨은 높은데, 실전 경험이 없잖아. 그리고 네가 정말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 미안, 우리끼리 갈게."

유저(기업)는 필드(국내 환경)에서 서성입니다. 보스의 경험치를 얻지 못합니다. 레벨업의 한계가 있습니다. 사냥도 한정적입니다. 계속 낮은 레벨 몬스터만 잡습니다. 성장이 멈춥니다.

그리고 결국 포기하거나, 다른 필드(해외 시장)로 떠납니다. 국내 생태계는 공동화됩니다.


병원이 거부하는 이유 1: 기득권의 위협

💡 핵심: 파티를 안 껴주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미 병원에 동일하거나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의사(예를 들어 영상의학) 혹은 간호사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파티를 안 껴주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아래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일자리 위협

AI 의료기기가 주로 타겟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의료 영상 판독입니다. X-ray, CT, MRI를 보고 이상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누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습니까? 영상의학과 의사들입니다.

AI가 이것을 대체할 수 있다면? 영상의학과 의사의 일자리가 위협받습니다.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느낍니다.

2명의 구성원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면, 병원장은 고민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반발이 있을 것이고, 관련 의료진들은 학회나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제품을 막으려는 단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계산입니다. AI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의료진과의 갈등, 노동조합 문제, 명예퇴직 비용. 복잡합니다.

그리고 결정권자(병원장, 진료부장)도 의사입니다. 동료를 내쫓고 AI를 들이는 것에 심리적 저항이 있습니다.

조직적 저항

관련 의료진들은 학회나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제품을 막으려는 단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들은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학회, 협회, 커뮤니티. 이것들이 강력합니다.

AI 의료기기가 위협으로 느껴지면? 집단적으로 반대합니다. "AI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규제 기관, 정치권에 요청합니다. "신중해야 합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성급한 도입은 위험합니다".

기업은 이런 조직적 저항을 뚫을 수 없습니다. 자원도 부족하고, 네트워크도 약하며, 정치력도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러한 도전적 제품을 시도해보려는 의료진들도 많습니다.

물론 모든 의사가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진, 환자 중심적인 의사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AI를 위협이 아니라 도구로 봅니다. "이것이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돕는 거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환자에게 좋은 일이야."

이런 의사들과 협력하는 것이 기업의 돌파구입니다. 하지만 소수입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힘이 약합니다. 혁신을 주도하기 어렵습니다.


병원이 거부하는 이유 2: 설득력 부족

💡 핵심: 또 하나는 사용할 만한, 설득의 가치가 무엇인가?이며, 국내 제품의 신뢰도가 부족하고 미국 내 기업과 기술 비교 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아이러니하게 국내에서 사용을 안 하니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을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 것입니다.

의사 대체 불가

주된 SaMD의 제품 중 하나인 의료 영상 판독은 몇 초 단위로 의사보다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이상 유무를 판단해준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의사 대신 정말 단독으로는 사용할 수 있을까?

AI가 의료 영상을 판독합니다. X-ray를 보고 "폐렴 의심"이라고 표시합니다. CT를 보고 "종양 발견"이라고 알립니다. 빠릅니다. 몇 초 만에. 정확도도 높습니다. 의사보다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의사 대신 정말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AI가 오진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AI 회사? 병원? 명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사가 항상 최종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AI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의사를 돕는다"입니다. 완전 대체가 아니라 보조입니다.

의사+제품 모델

기업들도 의사+제품으로 방향을 정하여, 임상을 통해 (의사 단독, 제품 단독, 의사+제품)의 각각 정확도를 측정하여 논문을 출판하고 마케팅을 합니다.

기업들도 이것을 압니다. 그래서 "의사+제품"을 강조합니다. "이것은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 임상 연구를 합니다. 세 가지를 비교합니다:

  1. 의사 단독

  2. 제품 단독

  3. 의사+제품

결과는 예상대로입니다. 의사+제품이 가장 정확합니다. "보세요! AI가 의사를 도와 더 나은 결과를 냅니다!"

논문을 출판하고, 학회에서 발표하며, 마케팅 자료를 만듭니다.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도 안 쓰는 이유

하지만 왜 도입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일까? 물어보면, 국내 제품의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여전히 거부합니다. 왜?

"국내 제품의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검증 부족:

임상 연구가 소규모입니다. 수십, 수백 명.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천, 수만 명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실전 경험 부족:

실제 병원 환경에서 오래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실험실 데이터는 좋지만, 현장은 다릅니다. 변수가 많고, 복잡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깁니다.

브랜드 부족:

미국 내 기업과 기술(학습 모델, 논문 등)과 사용 중인 병원들을 비교해보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들은 보수적입니다. 당연합니다. 환자 생명이 달려 있으니까요. 검증되지 않은 것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미국에는 이미 검증된 AI 의료기기들이 있습니다. FDA 승인받고, 수백 개 병원에서 사용 중이며, 수만 건의 임상 데이터가 있습니다.

"굳이 국내 스타트업 제품을 써야 할 이유가 뭐지? 차라리 미국 제품을 쓰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책임의 모호함

그리고 진단 제품과 다르게, 값 즉 판독이 틀렸다고 제품 탓을 할 게 아닌 영역이기 때문에 의사들도 신중을 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단 키트는 간단합니다. 양성이나 음성. 맞거나 틀립니다. 틀리면 제품 탓입니다.

하지만 의료 영상 판독은 다릅니다. 해석의 영역입니다. "이것이 종양인가, 아닌가?", "얼마나 심각한가?", "어떤 치료가 필요한가?"

AI가 "종양 의심"이라고 했는데, 의사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면? 나중에 정말 종양으로 밝혀지면? 누가 책임집니까?

AI 탓? 의사 탓? 모호합니다. 의사는 이런 모호함을 싫어합니다. 차라리 AI 없이 자기 판단만으로 하는 게 낫습니다. 책임이 명확하니까요.

악순환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국내에서 사용을 안 하니,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을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 것입니다.

정리하면:

  1. 기업이 제품을 만듭니다.

  2. 병원이 신뢰하지 않습니다. (검증 부족)

  3. 사용하지 않습니다.

  4. 사용 데이터가 쌓이지 않습니다.

  5. 개선이 느립니다.

  6. 여전히 신뢰받지 못합니다.

  7. 반복.

악순환입니다. 어디서 끊어야 할까요? 기업이? 병원이? 정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 마케팅과 영업의 실패

💡 핵심: 요약하자면,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낼 마케팅과 영업을 못하고 있었고, 못했기에 골든타임을 놓친 것입니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낼 마케팅과 영업을 못하고 있었고, 못했기에 골든타임을 놓친 것입니다.

기술만으로는 부족

한국 SaMD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기술은 좋습니다. AI 모델은 정교하고, 알고리즘은 혁신적이며, 논문은 많습니다.

하지만 마케팅과 영업은 약합니다. 어떻게 의사를 설득할지, 어떻게 병원 의사결정자에게 접근할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할지. 잘 모릅니다.

"제품이 좋으면 팔리겠지", "데이터가 증명하잖아", "논문을 읽어보면 알 거야".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의료 시장에서 판매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필요한 것: 관계 구축

이미 AI의 기술 선점은 거의 끝이 다 왔습니다. 선점한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어내고, 의료 영역에서도 이러한 기업의 안정화된 선점 기술을 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기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경쟁할까요? 로컬 시장 이해, 의료진과의 관계, 맞춤형 서비스. 이것들입니다. 의사들과 학회와 대학 등에 직접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좋은 관계를 구축해 나아가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 학회 참석: 단순히 부스만 차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류

  • 세미나 개최: 의사들을 초대하여, 제품 시연하고, 피드백 받고

  • 공동 연구: 의사들과 함께 연구하여, 그들의 니즈 파악하고, 논문 공저

  • 장기 관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신뢰 쌓고

시간이 걸립니다. 돈도 듭니다. 하지만 필수입니다.

데이터와 논문

그러면서 국내 의사들과 다양한 국내 인구집단들의 코호트를 구축하여 논문을 많이 쓰고, 의사들의 니즈가 있는 제품군들도 파일럿으로 제공해주면서 환심을 사야지만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논문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해외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내 의사들은 "한국 사람에게도 맞아?"라고 물어봅니다.

따라서 국내 코호트를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 병원, 한국 환자, 한국 의료 환경. 여기서 검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내 의사들과 함께 논문을 씁니다. 그들을 공저자로 포함합니다. 이것이 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얻으며, 옹호자를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무료 파일럿

의사들의 니즈가 있는 제품군들도 파일럿으로 제공해주면서 환심을 사야 합니다.

초기에는 무료로 제공합니다. "우리 병원에서 한번 써보세요. 마음에 들면 계약하시고, 아니면 그만두셔도 됩니다."

손해? 단기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입니다. 실제 사용 데이터를 얻고, 피드백을 받으며, 제품을 개선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합니다.

그리고 한 병원이 성공적으로 사용하면? 다른 병원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A병원에서 쓴다며? 그럼 우리도 한번 봐볼까?"

Snowball 효과입니다.

해외 진출의 발판

또한 국내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만들어내야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고(동남아 방향), 나아가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이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국내 사용 사례는 해외 진출의 발판입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한국 병원에서 사용 중입니다", "한국 의사들이 검증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승인했습니다". 이것이 신뢰를 줍니다.

동남아 병원들은 한국 의료를 존경합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면 관심을 갖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자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외 수출만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국내 시장이 먼저 열려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됩니다.


식약처의 뒤늦은 대응: 너무 늦었다

💡 핵심: 지난 20일에 발표된 식약처 공고에 따르면 한국의 SaMD 변경이 05월부터 쉬워진다고 하지만, 현재 등록 품목은 약 15개 수준이며 골든타임은 지나고 있습니다.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의 중대한 변경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의 변경허가 또는 변경인증 대상을 명확화.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의 제조허가 등을 받은 사항 중 중대한 변경이 발생한 경우에만 변경허가 또는 변경인증을 받도록 하고 중대한 변경이 아닌 변경사항인 경우에는 보고로 갈음하여 자율 관리토록 함.

지난 20일에 발표된 식약처 공고에 따르면, 한국의 SaMD(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이른바 혁신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변경이 05월부터 쉬워진다고 합니다.

규제 개선의 내용

식약처가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SaMD 규제를 완화하는 공고를 발표했습니다.

핵심 내용:

중대한 변경만 재승인 필요. 나머지는 보고만 하면 됨.

중대한 변경:

  1. 사용 목적의 추가 또는 변경

  2. 생체신호, 의료영상 등 분석대상과 분석기법에 대한 작용원리 추가 또는 변경

  3. 질병의 진단, 치료 또는 예측 등을 표방하거나 암시하는 기능의 추가 또는 변경

이것만 재승인 받으면 됩니다. 나머지(UI 개선, 버그 수정, 성능 최적화 등)는 보고만 하면 됩니다.

의도는 좋다

작년 11월부터 식약처가 해당 분야를 뒤늦게나마 키워보려고 허가 절차와 이번에는 변경 절차까지 간소화하여 해당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것 같지만. 골든타임은 지나고 있습니다.

식약처의 의도는 좋습니다. SaMD 산업을 키우고 싶어 합니다.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들이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도록 돕고 싶어 합니다.

2019년 11월부터 허가 절차를 간소화했고, 2020년 5월에는 변경 절차도 완화하려고 합니다만, 늦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현실은 암울합니다. 등록된 제품이 약 15개뿐입니다. 임상도 20여 건 정도. 이것이 수년간의 결과입니다.

비교해보십시오. 미국은 수십 개의 AI 의료기기가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유럽도 비슷합니다. 중국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습니다.

한국은? 15개 슬픕니다.

골든타임은 지나고 있습니다. 2010년대 후반이 기회였습니다. AI 의료기기가 막 떠오르고, 시장이 형성되며,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시기.

하지만 식약처는 보수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신중하게 검토했습니다. 규제를 늦게 만들었고, 승인을 천천히 내주었으며, 변경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미래: IBM 왓슨의 재림

IBM의 왓슨이 국내에 상륙했던 것처럼(병원들은 정작 마케팅용으로 활용을 했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SaMD 제품들이 내려올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 있을 것인가?

왓슨의 교훈

IBM Watson은 한때 AI 의료의 희망이었습니다. 방대한 의학 지식을 학습하여, 의사를 돕고, 암 치료를 혁신한다고 했습니다.

한국 병원들도 도입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 조선대병원. "Watson과 함께하는 암 치료" 같은 홍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마케팅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치료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의사들은 참고만 하고, 자기 판단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Watson은 의료 사업을 축소했습니다. 한국 병원들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반복될 패턴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SaMD 제품들이 내려올 것입니다.

글로벌 제품은 국내 스타트업보다 훨씬 앞섭니다. 데이터도 많고, 기술도 좋으며, 브랜드도 강합니다.

한국 병원들은 그들을 선택할 것입니다. 국내 제품보다 신뢰하니까요. 그리고 또다시 마케팅용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우리 병원은 ㅇㅇㅇ을 사용합니다!"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왓슨처럼.

우리의 선택

그때 우리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 있을 것인가?

현재 추세로는? 없습니다.

15개 제품, 20여 건의 임상.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병원 사용 사례도 거의 없고, 의사들의 신뢰도 낮으며, 해외 진출 레퍼런스도 없습니다.

골든타임이 지난 이때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이상의 기업의 영업과 마케팅에 달려 있습니다.


마치며: 마지막 기회

💡 핵심: 한국 SaMD 산업은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관계 구축, 국내 검증, 무료 파일럿, 정부 지원, 그리고 영업·마케팅 역량 강화로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좌절의 현실

한국 SaMD 산업은 좌절했습니다. 기술은 있는데 시장이 없고, 제품은 있는데 사용자가 없으며, 허가는 받았는데 매출이 없습니다.

3박자가 맞지 않았습니다. 기업, 식약처, 병원. 하나라도 빠지면 생태계가 작동하지 않는데, 병원이 빠졌습니다.

그리고 골든타임이 지나갔습니다.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기술 격차가 벌어졌으며, 브랜드가 구축되었습니다.

마지막 기회

하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틈새는 있습니다.

로컬 이해:

한국 의료 환경, 한국어, 한국 의사들의 니즈. 이것을 해외 기업보다 잘 이해합니다.

빠른 대응:

작은 회사의 장점. 의사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하고, 맞춤형 기능을 개발하며,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을 활용하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으면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마지막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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