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닥(Modoodoc) 이야기: 6년 삽질 끝에 찾은 밀도, 그리고 남은 질문들

서울대 의대 출신 창업가가 6년 삽질하고 깨달은 사업의 원리"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았다. 안무혁 대표의 모두닥 이야기는 솔직하고, 날것이고, 때로는 뼈아프다. 그리고 한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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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6, 2025
모두닥(Modoodoc) 이야기: 6년 삽질 끝에 찾은 밀도, 그리고 남은 질문들
Contents
📌 Part 1: 6년의 삽질, 그리고 밀도의 발견1) 의대생에서 창업가로: "환자와 의사 관계만큼 정보 비대칭이 심한 게 없다"2) 초기 4년: "좋아요"는 많지만 "진짜 좋아요(구매)"는 없었다3) 전환점: 안과(시력교정술)의 발견4) 조직의 대격변: 팀원 1/3로 줄고, 사업 부서는 3배로5) 현재: 3개 버티컬, 폭발적 성장💭 Part 2: 모두닥 비즈니스의 한계 - 아쉬운 진실문제 1: 결국 "의원급 비급여 광고 플랫폼"으로 수렴차이점이라고 하면:문제 2: 안과 키워드를 잡았지만, Moat(해자)이 없다문제 3: 지역 커버리지 게임, 그리고 대체 가능성문제 4: 공단 비급여 데이터 + AI면 대체 가능하다문제 5: 플랫폼의 함정 - 양면시장의 어려움🎯 Part 3: 그럼에도 불구하고 - 턴어라운드에 대한 존경1) 죽음의 계곡을 건넜다2) "좋아요" vs "진짜 좋아요(구매)"를 구분했다3) 밀도 > 확장4) 소수 정예의 힘5) 미션이 버티게 한다🔮 Part 4: 모두닥의 미래 - 3가지 시나리오시나리오 1: 틈새 챔피언 (가장 현실적)시나리오 2: 확장 실패 (리스크)시나리오 3: 플랫폼 진화 (이상적이지만 어려움)💬 개인적 소회: 한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딜레마1) 한국 의료 시장의 구조적 한계2) Moat(해자)의 부재3) 그럼에도, 안무혁 대표는 대단하다4)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결론: 존경과 아쉬움 사이존경:아쉬움:

모두닥 홈페이지 : https://www.modoodoc.com/

📌 Part 1: 6년의 삽질, 그리고 밀도의 발견

1) 의대생에서 창업가로: "환자와 의사 관계만큼 정보 비대칭이 심한 게 없다"

안무혁 대표는 서울대 의대 본과 시절,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를 체감했다.

  • 만성질환 환자 커뮤니티를 보며 "의사도 모르는 신약 정보를 환자들이 먼저 공유하는" 현실

  • "환자와 의사 관계만큼 수직적이고 정보 비대칭이 심한 관계가 없다"는 통찰

2016년 전역 후 바로 창업.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2) 초기 4년: "좋아요"는 많지만 "진짜 좋아요(구매)"는 없었다

2017-2021년: 리뷰 쌓기의 시대

  •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의 조언: "예약 빼고 리뷰에 집중해라"

  • 3단계 인증 시스템 (본인인증 + 영수증 인증 + 수기 검수)으로 35만개 리뷰 확보

  • MAU 3천 → 200만 명으로 폭발적 성장

하지만 문제는:

  • 일 매출 수천만 원 수준에 그침

  • "대한민국 국민 전부"가 타겟 → 깊이 없는 서비스

  • 사람들은 "좋아요"라고 하지만, 돈은 안 냄


3) 전환점: 안과(시력교정술)의 발견

2022년, 밀도의 중요성 깨달음:

  • "확장은 쉽지만 밀도 있게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

  • 여러 진료과목 중 안과(시력교정술)에서 예약이 폭발적으로 증가

  • 대학생/직장인들의 자발적 유입 → 안과들 사이 입소문 → 매년 2배 성장

의사결정 기준의 단순화:

  • "이거 매출 낼 수 있냐 없냐?"

  • 고객이 서비스를 진짜 좋아한다 = 돈을 낸다

  • 광고주(병원)가 "왜 돈을 내고 왜 만족하는지" 집요하게 파고듦


4) 조직의 대격변: 팀원 1/3로 줄고, 사업 부서는 3배로

2023-2024년: 속도 올리기

  • 제품 배포 주기: 2주 → 3일~1주일

  • 조직 급변으로 팀원 대규모 이탈

  • 남은 인원: 12명의 소수정예 팀

역설적 결과:

  • 팀원 수 감소, 하지만 사업 부서는 3배 증가

  • "사람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오너십 가진 팀원이 중요하다"


5) 현재: 3개 버티컬, 폭발적 성장

(1) 안과 (시력교정술): 메인 캐시카우
(2) 시니어 (백내장): 런칭 4개월 만에 월 5천만원 매출 예상
(3) 외국인 의료관광 (대만 팀): K-뷰티/K-헬스케어 타겟

성장 수치:

  • 2023년: 10억원

  • 2024년: 27억원

  • 2025년 목표: 70억원+ (월 6억 달성, 영업이익 1억+)


💭 Part 2: 모두닥 비즈니스의 한계 - 아쉬운 진실

문제 1: 결국 "의원급 비급여 광고 플랫폼"으로 수렴

영상을 보며 든 첫 번째 생각: "이거 강남언니, 여신티켓, 바비톡이랑 뭐가 다르지?"

강남언니 (2014년 설립, 앱 다운로드 1,000만+):

  • 성형외과/피부과 중심 리뷰 플랫폼

  • 비급여 시술 가격 비교 + 광고 매칭

여신티켓:

  • 성형외과 전문 플랫폼

  • 병원 광고 수익 모델

바비톡:

  • 성형/피부과 중심

  • 리뷰 + 광고

모두닥:

  • 안과(시력교정술) + 시니어(백내장) + 피부/치과

  • ... 결국 같은 모델


차이점이라고 하면:

구분

강남언니/여신티켓/바비톡

모두닥

타겟

20-40대 여성, 성형/피부

20-30대 라식/라섹, 50-70대 백내장

리뷰 인증

영수증 인증 (대부분 비슷함)

3단계 인증 (본인+영수증+수기)

수익모델

병원 광고비

병원 광고비

솔직히 말해서, 본질적 차이는 크지 않다.

모두닥이 "의료 정보 비대칭 해소"라는 거창한 미션을 내세우지만, 실제 비즈니스는:

  1. 비급여 시술 (라식/라섹/백내장 렌즈 업그레이드) 중심

  2. 병원들에게 "유저 많으니 광고하세요"

  3. 입찰 방식으로 광고비 받기

이건 의료 영역의 광고 중개 플랫폼이다.


문제 2: 안과 키워드를 잡았지만, Moat(해자)이 없다

안무혁 대표가 발견한 것:

  • 안과(시력교정술)에서 예약이 터진다

  • → 안과 집중

  • → 시니어(백내장)로 확장

하지만 이건 "Keyword Arbitrage" 전략이다:

  • 경쟁이 덜한 키워드 찾기

  • 초기 유입 확보

  • 광고주 모으기

문제는, 이게 방어 가능한가?


문제 3: 지역 커버리지 게임, 그리고 대체 가능성

모두닥의 성장 방정식:

  1. 리뷰 많이 모으기 (35만개)

  2. 유저 많이 모으기 (MAU 200만)

  3. 병원 광고주 모으기 (현재 1,000곳)

  4. 지역 확대 (강남 → 전국)

근데 이거, 스케일이 나올까?

(1) 시력교정술 시장은 한정적이다

  • 연간 30만건 수준 (국내)

  • 1회성 시술 (재구매 없음)

  • 이미 강남 안과는 다 광고 중

(2) 시니어(백내장)는 커버리지 싸움이다

  • 백내장 수술은 "집 근처 병원"이 핵심

  • 강남 안과가 아니라, 동네 안과가 중요

  • → 전국 수천 개 안과를 어떻게 다 커버?

(3) 대만 외국인 의료관광은...

  • 외국인 119만명 (2024년)

  • 이 중 안과 비중은? 성형/피부과가 압도적으로 많을 텐데..

  • 결국 강남언니의 글로벌 버전이 되는 건가?


문제 4: 공단 비급여 데이터 + AI면 대체 가능하다

모두닥의 핵심 가치:

  1. 병원 가격 정보 비교

  2. 실사용자 리뷰

  3. 예약 편의성

하지만:

(1) 비급여 가격 정보는 공단에서 이미 일부 공개 중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 (공식 DB)

  • 시력교정술, 백내장 렌즈, 치과 임플란트 등 다 공개되어 있음

  • 모두닥은 이 데이터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일 뿐

(2) 리뷰 3단계 인증은 차별점인가?

  • 강남언니도 영수증 인증 함

  • 네이버플레이스도 "방문자 리뷰" 필터링 강화 중

  • 차별점이라기보단, 업계 표준

(3) AI가 있으면?

  • GPT-4 + 공단 비급여 DB → "강남에서 라식 잘하는 곳 알려줘"

  • 리뷰 35만개 크롤링 → 감성 분석 → "평점 높고 가격 적정한 곳 추천"

  • 모두닥이 하는 일을 AI가 더 잘할 수 있다

실제로:

  • Google은 이미 "Best hospitals near me" 검색에 AI 요약 표시 중

  • 네이버도 "AI 병원 추천" 기능 테스트 중일 가능성 높음


문제 5: 플랫폼의 함정 - 양면시장의 어려움

모두닥의 양면시장:

  • 수요측: 환자 (MAU 200만)

  • 공급측: 병원 (광고주 1,000곳)

이상적 시나리오:

  • 환자가 많으면 → 병원이 광고비 낸다

  • 병원이 많으면 → 환자가 더 많이 온다

  • → 선순환!

현실:

  • 환자는 "정보만 보고" 네이버/카카오로 예약

  • 병원은 "모두닥 광고비 vs 네이버 광고비" 비교

  • → 모두닥의 전환율이 네이버보다 높아야 하는데...?

안무혁 대표도 인정:

  • "하루 4-5시간을 병원 문의 응대에 쓴다"

  • "광고 효과 안 나온다고 불평하는 병원 달래기"

  • → 이건 스케일이 안 나는 비즈니스로 보인다.


🎯 Part 3: 그럼에도 불구하고 - 턴어라운드에 대한 존경

1) 죽음의 계곡을 건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여기서 죽는다:

  • 초기 4년 (2017-2021): MAU 200만인데 매출 없음

  • 투자금 83억 소진하며 버티기

  • 팀원 대규모 이탈

안무혁 대표는 버텼다:

  • "대표 혼자 남아도 할 거다" 각오

  • 의사결정 기준 단순화: "매출 나오냐?"

  • 안과 PMF 찾고 → 밀도 올리고 → 매출 3배 성장

이건 진짜 어려운 일이다.


2) "좋아요" vs "진짜 좋아요(구매)"를 구분했다

6년 삽질의 핵심 교훈:

"사람들은 편하게 '좋아요'라고 말하지만, 진짜 좋아하면 돈을 낸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통찰인가:

  • 대부분 창업가는 "MAU 늘리기"에만 집착

  • 정작 "돈 내는 고객"이 누군지 모름

  • 모두닥은 "돈 내는 병원"에 집중 → 매출 폭발

이건 Product-Market Fit의 본질이다.


3) 밀도 > 확장

2020년 깨달음:

  • "확장은 쉽지만 밀도 있게 만드는 게 어렵다"

  • 전국 병원 리뷰 vs 안과 하나 제대로

  • 안과 선택

결과:

  • 안과 입소문 → 병원들이 먼저 광고 문의

  • 시니어(백내장) 2명 팀 → 4개월 만에 월 5천만원

Niche → Dominance → Expand 전략의 교과서.


4) 소수 정예의 힘

12명으로 27억:

  • 인당 매출 2.25억원

  • 제품 개발 2명으로 충분

  • "오너십 가진 팀원 > 팀원 수"

이건 효율성의 극치다.

대부분 스타트업이 "일단 사람부터 뽑자"며 비용 태우는 것과 대조적.


5) 미션이 버티게 한다

안무혁 대표의 말:

"아픈 사람이 많아질 텐데, 그 기둥에 모두닥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진심이다:

  • 의대 출신으로서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체감

  • 환자 정보 비대칭을 풀고 싶은 열망

  • 돈보다 미션이 먼저

창업가의 미션이 없으면, 6년을 못 버틴다는게 현실이다.


🔮 Part 4: 모두닥의 미래 - 3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 1: 틈새 챔피언 (가장 현실적)

안과/시니어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 연매출 100-200억원 수준

  • 강남언니보다 작지만, 안정적 수익


시나리오 2: 확장 실패 (리스크)

지역 커버리지 확대 실패

  • 전국 안과 영업 부담 증가

  • 광고 효율 하락 → 병원 이탈

  • 네이버의 병원 추천 강화로 경쟁 심화

  • 매출 정체 → 투자 유치 실패


시나리오 3: 플랫폼 진화 (이상적이지만 어려움)

헬스케어 OS로 진화

  • 병원 예약 → EHR 연동 → 처방전 관리

  • 보험 청구 자동화 (미국 Oscar Health 모델)

하지만:

  • 규제 장벽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 대형 병원과의 협상력 부족

  • 추가 VC 자본 필요


💬 개인적 소회: 한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딜레마

모두닥의 이야기를 보며 느낀 점:

1) 한국 의료 시장의 구조적 한계

비급여 = 돈 되는 시장

  • 라식/라섹, 백내장 렌즈 업그레이드, 성형, 피부

  • 이게 전부 광고 플랫폼의 타겟

급여 = 돈 안 되는 시장

  • 진짜 아픈 환자들 (암, 심혈관, 만성질환)

  • 병원 & 제약사 중심 플레이 → 서비스 기업이 중간에서 나눠먹을 것이 없음

결과:

  • 헬스케어 스타트업 = 의원급의 비급여 광고 수주가 메인 BM

  • 정작 아픈 사람들은 결국 서비스를 통한 혜택을 받기가 힘듦

이게 맞나?


2) Moat(해자)의 부재

CB Insights Digital Health 50을 다시 보면:

  • Ambience (Ambient Documentation): AI가 차별점

  • Hippocratic AI (Patient Follow-up): AI가 차별점

  • Neko Health (Full Body Scan): 하드웨어가 차별점

모두닥은?

  • 리뷰 많다 → 네이버도 많음

  • 가격 비교 → 공단 DB면 됨

  • 예약 편의 → 카카오톡으로도 됨

차별점이 약하다.


3) 그럼에도, 안무혁 대표는 대단하다

이유:

  1. 6년 버텼다 - 대부분은 3년 안에 포기

  2. PMF 찾았다 - 안과 밀도 전략

  3. 턴어라운드 성공 - 10억 → 27억 → 70억 (예상)

  4. 효율성 - 12명으로 27억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4)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1) 모두닥이 해결하는 문제가 진짜 "의료 정보 비대칭"인가?

  • 아니면 그냥 "병원 광고 매칭"인가?

(2) 안과/시니어 이후 다음 버티컬은?

  • 치과? 피부과? → 강남언니랑 정면충돌

  • 만성질환? → 수익모델 없음

(3) Exit은?

  • IPO? (매출 규모 부족)

  • 계속 자생? (경쟁 심화)


🎓 결론: 존경과 아쉬움 사이

모두닥의 이야기는 "존경""아쉬움"이 공존한다.

존경:

  • 6년 삽질 끝에 PMF 찾은 근성

  • "좋아요" vs "진짜 좋아요" 구분한 통찰

  • 밀도 > 확장 전략

  • 12명으로 27억 만든 효율성

아쉬움:

  • 결국 "의원급 비급여 광고 플랫폼"

  • Moat 부족 (공단 DB + AI면 대체 가능성이 높음)

  • 지역 커버리지 확대의 한계


마지막 질문:

안무혁 대표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픈 사람이 많아질 텐데, 그 기둥에 모두닥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 모두닥이 돕는 사람들 = 라식 받을 대학생, 백내장 렌즈 업그레이드 고민하는 시니어

이 차이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럼에도:

안무혁 대표가 6년 버티며 10억 → 70억(예상)까지 키운 것은 존경할 만하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MAU 늘리기"에 집착하다 망하는 시대에, "매출 나오냐?"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돌아가 밀도를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하고, 살아남았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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