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개념과 미래 전망

2015년 구글 벤처스의 설립자인 빌 마리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헬스케어의 가장 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했으며,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빌 게이츠는 세계를 바꿀 세 가지 중 하나로 마이크로바이옴을 꼽았습니다(다른 두 가지는 치매 치료제와 면역 항암제). 이들의 예측은 과장이 아니라, 수많은 연구 데이터에 기반한 확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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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31, 2022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개념과 미래 전망

들어가며

개인적으로 재작년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은 바로 게놈(Genome)입니다. 유전체 분석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아이디어를 검토해보았습니다. 이때 서비스를 검토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혹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도 다루시나요?"였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기대였습니다. 게놈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유전적 설계도라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가 평생에 걸쳐 형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생태계입니다. 그리고 이 생태계가 우리의 건강, 질병, 심지어 행동까지도 좌우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2015년 구글 벤처스의 설립자인 빌 마리스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헬스케어의 가장 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했으며,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빌 게이츠는 세계를 바꿀 세 가지 중 하나로 마이크로바이옴을 꼽았습니다(다른 두 가지는 치매 치료제와 면역 항암제). 이들의 예측은 과장이 아니라, 수많은 연구 데이터에 기반한 확신이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정의: 우리 몸속의 거대한 생태계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와 공생하는 미생물 집단과 그들의 유전 정보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대학의 레더버그(Lederberg) 교수와 하버드의대의 맥크레이(McCray) 교수가 2001년 Science지 기고를 통해 최초로 정의했습니다.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이 정의가 나온 2001년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거의 완성된 시점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해독하면 질병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됩니다. 인간 유전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개인 차이가 너무 많다는 것을.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다른 질병에 걸리고, 같은 약에 다르게 반응합니다. 그 '미싱 링크'가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이었습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단일 유기체가 아니라 수조 개의 미생물과 함께 사는 초유기체(Superorganism)입니다. 이 미생물들은 우리 피부, 입, 폐, 그리고 특히 장에 살면서 우리와 공생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실제 글로벌 제약사들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바이오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는 분야로, 식습관부터 화장품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연구 주제를 넘어 수십조 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물리적 존재와 네 가지 핵심 역할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은 체중의 1~3%를 차지하지만, 유전자 수는 인간 게놈의 수백 배이며, 영양 흡수, 약물 대사, 면역 조절, 발달 조절이라는 네 가지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물리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은 체중(human)의 13%를 차지합니다. 평균 체중 70kg인 성인의 경우 약 12kg의 미생물을 몸에 지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우리 뇌의 무게와 비슷합니다. 실제로 일부 과학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뇌" 또는 "보이지 않는 장기"라고 부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유전자 수입니다. 유전자 수로는 인간 게놈의 수백 배로 존재합니다. 인간은 약 2만 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우리 몸속 마이크로바이옴은 200만~2000만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유전적 관점에서 우리는 99% 이상이 미생물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바꿉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네 가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째, 영양분 흡수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종류와 구성에 따라 같은 영양분도 사람에 따라 흡수 양상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해도 어떤 사람은 살이 찌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차이입니다. 특정 미생물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단쇄지방산을 생성하고, 이것은 에너지원이 되거나 장 건강을 증진시킵니다. 다른 미생물은 비타민 K나 B군을 합성하여 우리 몸에 공급합니다.

둘째, 약물 대사 조절입니다. 인체 내에 들어온 약물이나 발암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같은 약을 먹어도 사람마다 효과와 부작용이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마이크로바이옴입니다. 어떤 미생물은 약물을 활성 형태로 전환하고, 어떤 미생물은 독성 물질을 무독화합니다. 심지어 항암제의 효과도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셋째, 면역 작용 조절입니다. 인체의 면역 체계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외부의 병원성 미생물로부터 인체를 보호합니다. 우리 면역 세포의 약 70%가 장에 존재하며, 이들은 끊임없이 장내 미생물과 대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면역 체계는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을 구별하는 법을 배웁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은 면역 체계를 혼란시켜 알레르기나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넷째, 발달 조절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생성된 물질이 뇌 발달 및 신경에 영향을 주어 인간 행동까지도 영향을 줍니다. 이것을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합니다. 장내 미생물은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거나 그 생성을 조절합니다. 우울증, 불안장애, 자폐증 환자들에게서 특정한 마이크로바이옴 패턴이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배가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는 속담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과 질병: 90%의 연결고리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Dysbiosis)은 인간 질병의 90% 이상과 연관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면 다양한 질병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근 연구의 핵심입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Dysbiosis)은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위험성 증가와 당연하게도 관계가 있습니다. 관련 논문들에 따르면 인간 질병의 90% 이상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놀라운 주장이지만, 점점 더 많은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 장증후군 같은 소화기 질환뿐 아니라 비만, 당뇨병, 파킨슨병, 자폐증,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성을 높입니다. 각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소화기 질환은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입니다.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과 확연히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보입니다. 특정 유익균은 감소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균은 증가합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대사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비만인 사람의 분변을 무균 쥐에게 이식하면 그 쥐도 살이 찐다는 실험 결과입니다. 이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당뇨병도 마찬가지로, 특정 마이크로바이옴 패턴이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신경계 질환과의 연결은 더욱 놀랍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사람과 다르며, 심지어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 중 하나가 변비라는 사실은 장-뇌 축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정신 질환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들에게서 특정한 마이크로바이옴 패턴이 발견되며, 동물 실험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투여가 우울 증상을 개선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도 독특한 마이크로바이옴 프로파일을 보입니다.

이는 곧 이를(불균형) 개선하면 위 질병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이해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전통적인 약물 치료는 증상을 억제하거나 질병 과정을 늦추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는 근본 원인을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불균형한 미생물 생태계를 재조정하여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연구 동향: 폭발적 증가의 의미

💡 핵심: 지난 5년간(2013~2017년) 약 1만 3천 건의 마이크로바이옴 논문이 발표되었고, 특허는 2006년 262개에서 2016년 2만 개로 10년 사이 80배 증가했습니다. 이는 학계와 산업계의 폭발적 관심을 반영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한 논문은 지난 5년간(2013~2017년) 약 1만 3천 건에 이릅니다. 이것은 하루 평균 7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된다는 의미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특허입니다. 특허는 2006년 262개에서 2016년 2만 개로 10년 사이 80배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폭발적 증가는 여러 가지를 시사합니다. 첫째, 학계의 관심이 극도로 높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더 이상 틈새 연구 분야가 아니라 생명과학의 중심 주제가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질병 연구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둘째, 산업계가 상업화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허 출원은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드는 활동입니다.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 특허를 출원한다는 것은, 투자 대비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제약사, 식품 회사, 화장품 회사, 진단 기업들이 모두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특허를 확보하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셋째, 기술적 진보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미생물을 배양해야만 연구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장내 미생물은 배양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의 발전으로, 배양 없이도 미생물의 DNA를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폭발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 기술적 토대입니다.

넷째,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연구들은 상관관계를 보고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메커니즘을 밝히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한 예측과 더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해집니다.


주요 기술: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표적 항균제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의 세 가지 핵심은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 보충), 프리바이오틱스(유익균의 먹이), 표적 항균제(유해균만 제거)입니다. 각각은 다른 방식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개선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는 주요 기술로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표적 항균제(Targeted Antimicrobials) 등이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좋은 균을 직접 보충하기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살아있는 세균을 총칭하며, 주로 박테리아나 효모와 같은 미생물로 구성되고 유산균(Lactobacillus),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 등이 포함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잘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입니다. 사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왔습니다. 요거트, 김치, 된장 같은 발효식품이 모두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프로바이오틱스는 훨씬 정교합니다.

특정 질병이나 증상에 효과가 있는 균주를 선별하고, 그것을 고농도로 배양하여 캡슐이나 분말 형태로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GG(LGG)는 설사 예방에, 비피더스균 롱검은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유산균을 넘어, 아케르만시아 무시니필라, 파칼리박테리움 프라우스니치이 같은 새로운 균주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항비만,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지만 배양이 어려워 상용화가 늦어졌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이제 제품화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 좋은 균의 먹이를 제공하기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는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의 생장을 돕는 난소화성 성분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영양원이 되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이눌린 또는 이눌린을 이용하여 만든 프락토 올리고당 등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이 식이섬유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외부에서 균을 보충하는 것보다, 이미 장에 있는 좋은 균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원에 새로운 식물을 심는 것과 기존 식물에 비료를 주는 것의 차이와 비슷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주로 식이섬유 형태입니다. 인간의 소화 효소는 이를 분해하지 못하지만, 장내 미생물은 이를 발효시켜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쇄지방산(SCFA)이 생성되는데, 이것은 장 세포의 에너지원이 되고, 항염증 효과를 발휘하며, 전신 대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에는 폴리페놀 같은 식물성 화합물도 프리바이오틱스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리류, 녹차, 다크 초콜릿 등에 풍부한 폴리페놀은 특정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반대로 유해균은 억제합니다.

표적 항균제: 나쁜 균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표적 항균제(Targeted Antimicrobials)는 항미생물제라고도 하며, 미생물의 생장(Growth)이나 생존(Survival)을 억제할 수 있는 천연 화합물 혹은 합성 화합물을 의미하며, 인체에 해롭지 않고 유익한 미생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명확하게 병원성 미생물을 목표로 삼는 기술입니다.

기존 항생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차별성입니다. 나쁜 균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균도 함께 죽입니다. 이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항생제 복용 후 설사가 생기거나, 칸디다 감염이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표적 항균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특정 병원균만을 목표로 하는 정밀 무기입니다. 예를 들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C. diff) 감염은 심각한 설사를 일으키는데, 기존 항생제로 치료하면 재발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C. diff만을 표적하는 항균제를 개발하면, 다른 장내 미생물은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접근은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입니다. 이것은 특정 박테리아만을 감염시키고 죽이는 바이러스입니다. 각 박테리오파지는 극도로 특이적이어서, 한 종류의 박테리아만, 심지어 그 종 내의 특정 균주만 공격합니다. 이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병원균을 제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입니다.


산업 적용: 헬스케어에서 공기조화까지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헬스케어, 식음료, 개인관리, 심지어 공기조화까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각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활용되고 있는 산업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헬스케어: 개인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헬스케어(Healthcare) 영역에서는 요즘 DTC(Direct-to-Consumer)를 통한 개인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해외 위주로).

이 서비스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사용자가 분변 샘플을 제공합니다. 이것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균주, 과다한 균주를 식별하고, 사용자의 건강 목표(체중 감량, 소화 개선, 면역 강화 등)를 고려하여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와 식단을 추천합니다.

Viome, DayTwo, Thorne 같은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건강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가격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식음료: 과학적 입증을 갖춘 기능성

식음료(F&B) 산업에서는 전부터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사용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좀 더 전문화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기반으로 과학적 입증을 통해 소비자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은 대부분 "장 건강에 좋다"는 막연한 주장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구체적인 임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효능을 표방합니다. "이 제품은 8주 복용 시 복부 팽만감을 30% 감소시킵니다"와 같이 정량적이고 검증된 주장을 합니다.

또한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요거트와 발효유를 넘어, 프로바이오틱스를 첨가한 초콜릿, 커피, 에너지바, 심지어 맥주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를 강화한 빵, 시리얼, 스낵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관리: 피부와 모발의 마이크로바이옴

개인관리(Personal Care) 부분에서는 헬스케어 부분과 연계하여 개인 맞춤형 뷰티, 코스메틱 쪽으로 활용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노화 방지 및 기타 피부, 모발 관리에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피부도 고유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갖고 있습니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은 여드름, 아토피, 건선, 주사 같은 피부 질환과 연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피부 건강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화장품 회사들은 피부 유익균을 보호하고 증식시키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항균 비누는 모든 균을 죽이지만, 새로운 제품은 병원균만 제거하고 유익균은 보존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직접 함유한 크림이나 세럼도 있습니다.

두피와 모발도 마찬가지입니다. 두피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은 비듬, 탈모와 연관이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샴푸와 두피 케어 제품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공기조화: 실내 미생물 생태계 관리

공기조화기술(HVAC)에서는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프로바이오틱스 기술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응용 분야입니다. 기본 아이디어는 실내 공간도 하나의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라는 것입니다. 건물, 특히 병원, 학교, 사무실 같은 공공 공간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합니다. 일부는 병원균이고, 일부는 무해하거나 유익합니다.

전통적 접근은 모든 미생물을 제거하려는 것입니다. 소독제를 뿌리고, 공기를 여과하고, UV 조사를 합니다. 하지만 완전 무균 상태는 불가능하고, 오히려 병원균이 더 쉽게 정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듭니다.

새로운 접근은 유익한 미생물을 공간에 도입하여, 경쟁을 통해 병원균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생물학적 경쟁"입니다. 몇몇 기업들이 프로바이오틱스 스프레이나 공조 시스템 필터를 개발하여, 건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온코마이크로바이오틱스: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

추가로 장내 공생 미생물이 효과적인 항암 활동과 관련된 면역 반응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로, 암 치료에 활용하는 온코마이크로바이오틱스(Oncomicrobiotics)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장 흥미롭고 잠재력이 큰 분야 중 하나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면역 항암제(면역 관문 억제제)의 효과가 환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특정 균을 가진 환자는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함의를 갖습니다. 만약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여 항암제 반응을 개선할 수 있다면? 몇몇 연구에서 실제로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에게 반응하는 환자의 분변을 이식했더니, 항암제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바이오텍 기업들이 항암제와 병용할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여 어떤 항암제에 반응할지 예측하는 진단 도구도 개발 중입니다.


한국의 도전: 연구와 상용화 사이의 간극

💡 핵심: 약 10년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바이옴이 빛을 보기 시작하는 이유는 충분한 연구 결과가 축적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대학과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고, 인허가 제도와 인력이 준비되지 않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빛을 보기 시작하는 이유는 위 설명처럼 연구 결과가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정도로 많이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신기술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은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료와 바이오 쪽은 더욱 기준이 높아 기술과 효용을 납득시키기에는 많은 증명(연구)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의학은 보수적인 분야입니다. 환자의 생명이 걸려 있기 때문에, 충분한 증거 없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초기에는 "그냥 상관관계일 뿐"이라는 회의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0~20년간 수만 건의 연구가 축적되면서, 상관관계를 넘어 인과관계가 증명되고,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임상 효과가 검증되었습니다. 이제는 주류 의학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국가적 R&D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많은 대학 연구팀들과 기업이 다양한 질병과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의 상관관계를 밝히려는 연구들의 결과물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Human Microbiome Project, 유럽의 MetaHIT 같은 대규모 국제 컨소시엄이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지원 아래의 연구가 계속 거듭될수록 명확하고 특이적인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신약 개발 등 활용 분야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대학과 국가적 차원의 지원,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의문형입니다. 물론 마이크로바이옴 국제 컨소시엄에 참여할 정도의 국가적 관심은 있습니다. 정부 보고서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미래 먹거리로 언급되고, 몇몇 대형 과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사진을 그리는 능력과 실제 연구실 실상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뛰어난 연구자 및 교수가 한국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다 특이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물질을 발견하여 치료제 개발을 한다고 하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은 소정의 R&D 자금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경쟁이 치열하고, 절차가 복잡하며, 실제 필요한 시기에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인허가 제도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 또한 식약처에는 없는 상황입니다(다른 영역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기존의 화학 약물과도 다르고, 생물학적 제제와도 다릅니다. 살아있는 미생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미생물 대사산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 규제 체계로는 분류하기 어렵고,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가능성이 보이는 연구라 하더라도 이끌어갈 능력과 여건이 없습니다. 결국 선택하는 것은 연구자는 창업을 하여 개인 자금 + R&D 비용(+국가 과제)으로 전임상 수준까지는 진행하고,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온다면 글로벌 제약사에게 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방향이 정말 Best case입니다.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전임상까지 가는 데도 수십억 원이 필요하고,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 과정에서 자금이 고갈되거나,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거나, 팀이 와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전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쳐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은 또 다른 난관입니다. 한국 바이오벤처는 협상력이 약하고, 불리한 조건으로 기술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말해주듯이 대부분은 연구소(초기 R&D 기업)는 기술에서 임상까지 나아갈 인력과 자금도 없이 말라갑니다. 임상은 전임상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수백억~수천억 원)과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바이오벤처는 극소수입니다.

최근 자본 시장에 많은 자금들이 투여되면서 몇몇 성과를 보이는 기업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했고, 일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도 있고,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도 있습니다.

반면에 다른 한국의 기업들은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고 있을까요? 대부분은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치료제가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으로 먼저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규제 장벽이 낮고, 시장 진입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원래 목표였던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는 해외로 눈을 돌립니다. 한국에서 안 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그곳에서 인허가를 받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해외 임상은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문화적·언어적 장벽도 있습니다.


마치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미래, 한국의 과제

💡 핵심: 마이크로바이옴은 헬스케어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한국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연구 지원 강화, 인허가 체계 정비, 전문 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 강화가 시급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분명히 헬스케어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질병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예방하고, 치료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공합니다. 개인 맞춤 의학의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같은 질병이라도 사람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르므로, 각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어떤 균이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하는지, 균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일어나는지, 개인차는 왜 그렇게 큰지, 이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기술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정확하고 저렴하게 분석하는 기술,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기술, 효과를 검증하는 기술 등이 계속 개선되어야 합니다.

규제적으로는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어떻게 승인할 것인가?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며,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합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10년, 20년을 내다보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둘째, 인허가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특화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셋째,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학의 기초 연구, 기업의 상용화 역량, 정부의 정책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넷째,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국경을 초월하는 과학입니다. 국제 컨소시엄에 적극 참여하고, 해외 선도 기관과 협력해야 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단순히 하나의 연구 분야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건강과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수조 개의 미생물과 공생하는 생태계입니다. 이 생태계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21세기 의학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 Science, 2001 - Lederberg & McCray, "Ome Sweet Omics"

  • Human Microbiome Project (NIH)

  • 구글 벤처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발표 자료

  • 2013-2017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논문 및 특허 동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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