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케어: 기업 복지인가, 의료 진출의 신호탄인가?
들어가며: 쿠팡의 건강관리 프로그램
2021년, 쿠팡이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쿠팡 케어". 근로자 건강관리 프로그램입니다.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쿠팡 케어'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쿠팡의 직고용 및 주 5일제 근무와 더불어 이번 프로그램 역시 택배 물류업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쿠팡 강한승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쿠팡맨(배송기사) 약 100명을 선발하여, 4주간 유급으로 건강관리를 제공했습니다. 출근하지 않고, 월급을 받으며, 건강만 챙기는 것입니다.
결과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쿠팡 케어' 1기는 지난 6월에 시작하여, 약 4주간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간 동안 혈압·혈당·허리둘레 등 건강지표가 개선된 참가자가 60%에 달했고, 복부 비만이었던 참가자 44.6%가 4주 만에 정상 허리둘레가 됐다고 전합니다.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질문이 생깁니다. 쿠팡이 아마존처럼 의료 영역까지 손대려고 하나?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의 가능성은? 아니면 단순한 기업 복지일까?
쿠팡 케어의 내용: 4주간의 집중 관리
💡 핵심: 쿠팡은 케어팀을 꾸려 개인 맞춤형 운동, 식이요법 등을 개인별로 제공하고 그룹별 게시판(네이버 밴드 형태)에 글을 올리면서 동기부여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프로그램 구성
선발:
약 100명의 쿠팡맨을 선발했습니다.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건강 위험이 있지만 개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뒤에서 분석).
기간:
4주간. 짧지만 집중적입니다. 습관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유급: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출근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케어팀(영양사, 운동 전문가, 간호사 등)이 각 사람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여, 맞춤형 운동과 식이요법을 제공합니다.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 밴드 같은 그룹 게시판을 만들어, 참가자들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격려하며, 동기를 유지하게 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입니다.
인상적인 결과
혈압·혈당·허리둘레 등 건강지표가 개선된 참가자가 60%에 달했고, 복부 비만이었던 참가자 44.6%가 4주 만에 정상 허리둘레가 됐다고 전합니다.
60%가 개선되었고, 44.6%가 복부 비만에서 벗어났습니다. 4주 만에.
놀랍습니다. 단기간에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쿠팡 케어가 효과적이라는 증거입니다.
의료 진출의 신호탄인가? 아니다
💡 핵심: 쿠팡이 아마존처럼 의료 영역까지 손대려고 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현시점에서는 노동자 처우 문제를 비롯한 경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합니다.
쿠팡이 아마존처럼 의료 영역까지 손대려고 하나? 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현시점에서는 노동자 처우 문제를 비롯한 경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이 드는데, 왜냐하면 유급 건강관리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사례
아마존은 의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2021년 기준).
Amazon Care:
직원과 그 가족을 위한 원격 진료 서비스. 시작은 내부용이었지만, 외부로 확장 계획.
PillPack 인수:
온라인 약국. 처방약을 집으로 배송합니다.
Amazon Pharmacy:
온라인 약국 플랫폼. 처방전을 제출하면 약을 배송받습니다.
아마존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헬스케어를 커머스화하는 것입니다. 약, 의료기기, 진료.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빠르게 배송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쿠팡은 다르다
쿠팡도 아마존을 벤치마킹합니다. 하지만 쿠팡 케어는 아마존의 의료 진출과 다릅니다. 왜?
대상:
아마존의 서비스는 고객을 위한 것입니다. 외부 시장을 타겟합니다. 하지만 쿠팡 케어는? 직원을 위한 것입니다. 내부용입니다.
목적:
아마존은 수익을 목표로 합니다. 의료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개척합니다. 하지만 쿠팡 케어는? 수익 사업이 아닙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유급:
가장 결정적입니다. 회사가 나에게 월급을 주며, 출근하지 말고 건강관리팀을 붙여줄 테니까 4주 동안 건강관리하라고 하면, 기꺼이 하겠다. 그리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기꺼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건 사업이 아닌 복지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진짜 의도: 경영 리스크 완화
💡 핵심: 현시점에서는 노동자 처우 문제를 비롯한 경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며, 실질적으로 압도적인 물동량을 처리하는 쿠팡맨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 노동자 이탈을 막고 생산성을 높이는 HR 미션으로 자리 잡혔을 가능성이 큽니다.
쿠팡의 평판 문제
2021년, 쿠팡은 평판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과로 논란:
쿠팡맨의 과도한 노동시간, 휴식 부족, 건강 악화. 언론이 보도하고, 여론이 비판했습니다.
산재 사고:
물류센터 화재, 쿠팡맨 사망 사고. 안전 관리 부실이 지적되었습니다.
노조 탄압: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한다는 의혹. 노동자 권리 침해 비판.
이것들이 쿠팡의 이미지를 훼손했습니다. "쿠팡은 근로자를 착취한다", "안전을 무시한다".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쿠팡 케어의 진짜 목적
쿠팡 케어는 이 평판을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근로자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돈을 들여서라도 건강을 돌봅니다",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듭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압도적인 물동량을 처리하는 쿠팡맨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 자연스레 노동자 이탈을 막고, 생산성을 높이는 HR 미션으로 자리 잡혔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탈 방지:
쿠팡맨은 힘든 직업입니다. 이직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나를 신경 쓴다", "건강도 챙겨준다"고 느끼면? 더 오래 일합니다.
생산성:
건강한 쿠팡맨이 더 많이,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일합니다. 질병으로 인한 결근이 줄고, 업무 속도가 빨라지며, 실수가 감소합니다. 투자 대비 효과가 있습니다.
채용 경쟁력:
"쿠팡은 건강관리도 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 더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물류 회사와 차별화됩니다.
따라서 쿠팡 케어는 자선이 아닙니다. 전략적 HR 투자입니다.
의문: 40%는 왜 실패했나?
💡 핵심: 그럼에도 40%는 개선에 실패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쿠팡이 4주 후 발표할 개선 수치를 생각하여 개선 가능성이 높은 모집 군을 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에도 40%는 개선에 실패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60%의 의미
60%가 개선되었다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40%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유급 프로그램입니다. 출근하지 않고, 월급을 받으며, 전담 케어팀이 붙어서 관리해줍니다. 이런 조건에서도 40%가 실패했습니다.
왜?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 차이:
사람마다 체질, 건강 상태, 개선 속도가 다릅니다. 4주로는 부족한 사람도 있습니다.
동기 부족:
유급이어도, 모든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대충하거나, 중도 포기했을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
4주 동안만 건강하게 지내고, 프로그램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일시적 개선, 지속 불가능.
선별된 참가자?
물론, 사람마다 편차가 있고 건강 상태의 경중도 다릅니다. 하지만 쿠팡이 4주 후 변화될, 발표할 개선 수치(지표)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러기 위해 지원자들을 자세히 검토했을 것이고 개선 가능성이 높은 모집 군을 택했을 경우가 큽니다.
쿠팡은 홍보가 필요했습니다. "쿠팡 케어가 효과적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숫자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를 선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떻게?
경증 환자:
심각한 질병이 있는 사람은 제외. 고혈압, 당뇨, 비만 초기 단계. 관리만 잘하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사람.
동기가 높은 사람:
지원서를 받고, 면접을 했을 것입니다. "정말 건강을 개선하고 싶다", "열심히 할 자신 있다"는 사람을 선발.
이렇게 선별하면, 60% 개선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상된 결과입니다.
진짜 의료 영역 진출이었다면?
💡 핵심: 정말 진지한 의료 영역을 탐구 또는 연구하려고 하였다면, 업무와 케어 프로그램을 병행시키는 시도를 했을 것이며, 그러한 데이터가 실제 생산성과 건강 개선 지표 추적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업무 병행의 중요성
만약 쿠팡이 정말로 커뮤니티 케어, 직장 내 건강관리 모델을 연구하려 했다면? 설계가 달라야 합니다.
업무 병행:
유급 휴가가 아니라, 일하면서 건강관리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오전에는 배송하고, 오후에는 운동하고", "업무 중간중간에 건강한 식사 제공", "근무 시간을 줄이고 운동 시간 배정".
장기 추적:
4주가 아니라, 6개월, 1년. 장기적으로 추적합니다. 일시적 개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를 확인합니다.
생산성 측정:
건강 개선과 생산성(배송 건수, 속도, 오류율, 결근율)의 상관관계를 측정합니다. "건강해지면 생산성도 오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확장 가능성:
소수(100명)가 아니라, 대규모(수천 명)로 확장 가능한 모델을 만듭니다. 비용 효율성, 운영 가능성을 검증합니다.
이런 데이터가 있어야 진짜 연구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외부(다른 기업, 정부)에 판매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쿠팡 케어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쿠팡 케어는? 4주, 유급 휴가, 소규모. 연구보다는 홍보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내 생각에는 아직까지는 의료 시장에 대한 진출은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쿠팡이 해야 할 일과 벌린 일도 많고.
쿠팡은 여전히 물류, 커머스에 집중해야 합니다. 흑자 전환,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사 대응. 의료까지 손댈 여유가 없습니다.
규모의 가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핵심: 그럼에도 이러한 시도가 시장에 두려움을 주는 이유는 규모의 가치이며, 약 1만 5천 명의 쿠팡맨들에게 지속적으로 유급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큰 흐름의 의료 문화와 실질적인 건강 개선을 만들어낸다면, 그 가치는 절대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규모의 힘
쿠팡맨은 약 1만 5천 명입니다(2021년 기준). 그리고 계속 증가합니다.
만약 쿠팡이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전체 쿠팡맨에게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데이터:
수만 명의 건강 데이터. 어떤 프로그램이 효과적인지, 어떤 사람에게 맞는지, 비용 대비 효과는 어떤지.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합니다. 이것은 자산입니다.
모델:
검증된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하면 건강이 개선됩니다"라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른 기업, 정부, 보험사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문화:
"쿠팡은 근로자 건강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문화가 확산됩니다. 다른 기업들도 따라 하게 됩니다. 업계 기준이 바뀝니다.
영향력:
큰 흐름의 의료 문화와 실질적인 건강 개선을 만들어냅니다. 개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 차원의 변화입니다.
마치며: 지켜보자
💡 핵심: 쿠팡 케어는 현재로서는 경영 리스크 완화와 HR 전략이지만, 규모의 힘으로 미래에는 진짜 의료 영역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2021년의 평가
2021년 시점에서, 쿠팡 케어는 의료 진출이 아니라 기업 복지이자 평판 관리입니다. 효과적이고, 전략적이며, 의미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사업은 아닙니다.
미래의 가능성
하지만 미래는? 쿠팡이 이것을 지속하고, 확장하며,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언젠가는 진짜 의료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도 처음에는 직원 복지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Amazon Care, Amazon Pharmacy로 확장했습니다. 쿠팡도 같은 트랙을 밟을 수 있습니다.
준비하자
의료 기관, 헬스케어 스타트업, 보험사. 모두가 쿠팡을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위협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쿠팡과 함께 성장할 방법도 찾고, 쿠팡 없이도 살아남을 방법도 만들어야 합니다.
2021년, 쿠팡 케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봅시다.
참고자료:
쿠팡 케어 프로그램 공식 발표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