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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제비티, 측정 가능한가 (3부): 한국이라는 장벽, 그런데 정말 장벽일까

    한국 소비자는 이미 자기의 노화 상태를 알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검색해서 찾는 건 미국에서의 검사 방법이고, 정작 한국에서 제공하는건 '건강검진', '당뇨 관리', '수면 추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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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iver Kim
    Sep 15, 2026
    롱제비티, 측정 가능한가 (3부): 한국이라는 장벽, 그런데 정말 장벽일까

    들어가며

    한국의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 허용 항목은 계속 늘어왔습니다.

    2016년 12개로 시작해 2020년 56개, 2022년 12월 70개, 2023년 12월 165개, 2024년 6월 190개. 1년 반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간 항목을 들여다보면 손가락 길이, 일자로 이어진 눈썹, 귓불 모양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글루텐 불내증, 잔디 과민반응도 들어갔습니다.

    190개까지 늘어난 목록에 생체나이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3부는 '규제 장벽' 이야기로 쓰려고 했습니다. 1부는 "수요는 생겼는데 공급이 막혀 있다"로 끝났고, 2부는 "한국에서 팔릴 수 있는 건 규제로 막혀 있다"로 끝났으니까요.

    그런데 자료를 찾을수록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규제는 분명히 있고, 실제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 제가 쓴 문장 하나도 고쳐야 했습니다.

    3부의 질문은 이겁니다. 한국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1) 먼저, 롱제비티는 통합기가 아니라 확장기입니다

    2부 들어가며에서 저는 Tally Health 인수를 보고 "이 시장, 벌써 통합기에 접어들었구나"라고 썼는데, 다시 보니 통합기까지는 아니였습니다.

    업계 M&A를 모아보면 인수의 성격이 다릅니다. Function Health는 MRI 플랫폼 Ezra를 인수해 검사 라인업을 넓혔고, Oura는 2024년 말 Veri(대사 건강·CGM 기반 영양)와 Sparta Science(퍼포먼스 분석)를, 2026년에는 Doublepoint와 Galen AI를 연달아 사들였습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웨어러블 기업들이 클리닉·랩·보험사보다 먼저 소비자 건강 데이터 레이어를 차지하려 한다는 것.

    작은 기업을 정리하는 통합이 아니라 영역을 넓히는 확장입니다. 시장이 좁아져서가 아니라 커질 것 같아서 사들이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기준 최근 12개월간 롱제비티 딜은 16건이었습니다. 헬시에이징 클리닉 5건, 컨슈머 브랜드 4건, 치료제 3건, 예방 플랫폼과 진단이 각 2건.

    초기 단계 자본 비중이 72%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시리즈 B라, 진짜 창업 단계 자금도 많지 않습니다. 창업이 활발한 것도, 대형 산업이 된 것도 아닌 아직은 어정쩡한 중간 지대입니다.


    (2) 규제는 실제로 무엇을 막고 있나

    💡 한국의 DTC 규제는 포지티브 방식이고, 실제로 집행됩니다. 다만 메틸화 기반 생체나이 검사는 금지된 게 아니라, 법이 아직 다루지 않은 영역에 가깝습니다.

    한국에서 병원이 아닌 기관이 소비자에게 직접 유전자검사를 하려면, 생명윤리법상 허용 항목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되는 걸 나열하고 나머지는 안 되는 방식, 이른바 포지티브 규제입니다.

    2016년 혈압·혈당 등 12개 항목으로 시작해 2020년 56개로 늘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때 기존 항목 중 '피부탄력'이 과학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오히려 빠졌다는 점입니다. 늘리기만 한 게 아니라, 근거를 보고 뺐습니다.

    2022년부터는 기관 인증제로 바뀌었습니다. 검사 정확도, 정보 보호, 결과 전달 역량을 갖춘 기관을 인증하고, 인증받은 기관이 새 항목을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2024년 기준 14개 기관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2023년, 홍콩 기반 CircleDNA가 국내에서 암·치매·파킨슨병 등을 포함한 검사를 판매하다 제동이 걸렸습니다. 당시 허용 항목은 100여 개였는데, 500개 이상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법 위반을 고지하고 사업 철수를 요청했고, 주홍콩 총영사관에도 협조를 구했습니다. CircleDNA는 네이버 검색 링크를 모두 내렸고, 국내 판매 파트너도 재고 소진 후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써클 DNA

    문제가 된 건 기술이 아니라 허용 목록 밖의 항목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판다고 사각지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 해외 롱제비티 검사 기업들이 한국에 정식 진출하지 않는 배경입니다.

    그런데 생체나이는 '금지'가 아닙니다

    여기서 짚을 게 있습니다. 1부에서 설명한 메틸화 검사는 설계도(염기서열)가 아니라, 그 위에 붙은 색인표를 읽는 검사입니다.

    생명윤리법은 유전정보를 '개인의 유전적 특징에 관한 정보'로 정의합니다. 타고난 염기서열이 아니라 생활습관에 따라 바뀌는 메틸화 패턴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지는 모호합니다. 법 조항이 정비된 건 2000년대이고, Horvath의 시계 논문은 2013년에 나왔으니까요.

    즉 생체나이 검사는 금지된 게 아니라, 법이 아직 다루지 않은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인증제는 기관이 신청해야 검토가 시작되는데, 지금까지 나선 곳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바뀝니다. 규제가 막아서 못 하는 걸까, 아니면 할 유인이 없어서 안 하는 걸까.


    (3) 한국 DTC가 크지 못한 진짜 이유

    💡 허용 목록 안의 시장조차 크게 자라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규제보다 두 가지 구조에 있습니다. 한 번 검사하면 다시 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리고 미국 시장을 키운 '혈통' 수요가 한국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롯데지주는 2022년 4월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고, 2023년 1월 테라젠헬스 지분 51%를 250억원에 취득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했지만 1년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2024년 12월 법인 청산을 결의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엇이 실패했는가입니다.

    캐즐은 유전자 검사만 파는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입구로 삼아 건강기능식품과 웰니스 상품 유통으로 확장하려던 플랫폼이었습니다. 검사는 관문, 수익은 유통. 2부에서 본 Elysium·Tally Health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구조가 작동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이용자가 필요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 전에 추가 증자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출범 초기 스타트업과의 기술 탈취 논란도 부담이 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롯데지주는 테라젠헬스 지분을 함께 설립했던 테라젠이텍스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테라젠헬스는 지금도 판교에 본사를 두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손을 뗐을 뿐, 회사와 서비스는 살아 있습니다.

    다만 짚어야 할 특성이 있습니다. 당시 보도는 이 상황을 "질병 진단 아닌 DTC 검사, 재검 필요 없어 시장 정체"라고 요약했습니다.

    유전자는 변하지 않습니다. 한 번 검사하면 결과가 같습니다. 이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자검사라는 상품의 본질입니다.

    구분

    유전자검사

    메틸화·CGM 등

    측정 대상

    염기서열(불변)

    몸의 상태(변함)

    재검 유인

    낮음

    높음

    데이터 성격

    스냅샷(횡단)

    시계열(종단)

    수익 구조

    1회성

    반복

    마지막 두 줄이 핵심입니다.

    2부의 데이터 해자(Moat)를 떠올려 보십시오. 가치 있는 건 같은 사람을 반복 측정한 종단 데이터입니다. 유전자검사는 아무리 많이 모아도 "이 사람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전자검사 회사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변하는 지표를 붙여야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마크로젠 젠톡은 유전자검사로 타고난 특성을 보는 동시에, 장내 미생물 분석으로 현재 상태를 보는 구조를 함께 제공합니다. 마크로젠은 연매출 약 2,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고, 젠톡은 일본 DTC 채널에서도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다만, 마크로젠이라도 DTC 매출이 커지고 있다라고는 볼 수 없긴 합니다..)

    국내 DTC는 죽은 시장이 아니라, 1회성 모델에서 지속 측정 모델로 이행하는 중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어떻게 이 1회성 상품으로 큰 시장을 만들었을까요.

    2019년 시점에 이미 2,600만 명 이상이 가정용 유전자 검사를 받았습니다. 59달러 수준의 가격에, 오락거리와 혈통에 대한 단서, 몰랐던 형제자매 같은 가족의 비밀을 발견할 기회를 팔았습니다.

    23andMe가 2006년 설립됐을 때 목표는 건강 관리와 연구용 데이터베이스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정체성 탐색이 주력 상품이 됐습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몇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도 어디서 왔는지 모릅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드립니다"가 팔린 겁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특별히 DNA로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없습니다.

    한국 DTC 기업은 미국 기업의 맥락을 모두 사용하지 못합니다. 혈통 서사는 수요가 없고, 질병 위험 예측은 제한적입니다. 남은 건 카페인 대사, 탈모 위험처럼 재미는 있지만 절실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리고 23andMe조차 2025년 3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혈통이라는 강력한 동기를 가진 시장에서도 1회성 검사 모델은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한국이 유전자 중심으로 크게 가지 않은 것이 반드시 손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4) 노화를 재는 방법은 유전자만이 아닙니다

    💡 1부의 12가지 특징 중 상업적으로 열린 축은 여러 개입니다. 메틸화가 미국 시장의 중심이 됐을 뿐, 대사·염증·체성분·수면 같은 다른 축이 각자의 경로로 커지고 있습니다.

    1부의 12가지 노화 특징 중 실제로 측정 가능한 것을 상품 관점에서 다시 배열하면 이렇습니다.

    측정 축

    노화 특징 연결

    대표 수단

    변화 감지

    후성유전

    후성유전학적 변화

    메틸화 검사

    3~6개월

    대사

    영양소 감지 이상

    CGM, 인슐린저항성

    실시간~일

    염증

    만성 염증

    hs-CRP, IL-6

    주~월

    체성분·근력

    줄기세포 고갈, 근감소

    인바디, 악력

    월~분기

    장내 미생물

    미생물 불균형

    16S 시퀀싱

    주~월

    심폐 기능

    미토콘드리아 기능

    VO2max, 심박변이도

    주~월

    수면·회복

    다요인

    웨어러블

    실시간

    메틸화가 유일한 답이 아닙니다. 오히려 변화를 감지하는 속도만 보면 가장 느린 축에 속합니다.

    미국 시장이 메틸화로 쏠린 건 1부 (5)에서 본 이유 때문입니다. 손끝 채혈로 되고, 우편 발송이 가능하고, 대량 처리가 됩니다. 과학적 우월성이 아니라 상업적 실행 가능성이 선택을 만들었습니다.

    1부 표에서 '영양소 감지 이상' 칸에 CGM(연속혈당측정기)을 따로 적어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인슐린저항성 검사가 한 시점을 본다면, CGM은 며칠간 연속으로 봅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혈당 반응이 다르다는 게 드러납니다. 국내 CGM 연동 서비스인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의 이름에도 이 개인차의 의미가 담겨 있고, 음식 사진과 혈당 변화를 하나의 타임라인에 매칭해 보여줍니다.

    측정과 피드백, 행동 변화까지의 시간이 짧습니다. 점심 먹고 30분 뒤 혈당이 치솟는 걸 보면, 다음 끼니에 무엇을 바꿀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1부에서 지적한 후성유전 시계의 약점, "숫자는 나왔는데 그래서 뭘 하라는 거지?"를 상당 부분 해결합니다.

    수면, 심박변이도, 활동량, 체온. 이것들도 노화 지표이고, 매일 측정됩니다. 1부에서 보여드린 제 WHOOP 나이도 이 축에 속합니다.

    이 축의 몸값이 얼마나 올라왔는지는 CB Insights Q2 2026 리포트가 보여줍니다. 전 세계 디지털 헬스 유니콘 밸류에이션 순위에서 Oura가 $11.0B으로 3위, WHOOP이 $10.1B으로 4위입니다. 그리고 6위에는 스포티파이 창업자 다니엘 에크가 세운 전신 스캔 검진 클리닉 Neko Health($7.0B)가 있습니다.

    측정하고, 추적하고, 예방하는 사업이 디지털 헬스 최상위권에 올라와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도 웨어러블 보급률은 낮지 않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를 '노화'라는 틀로 해석해 주는 서비스가 없을 뿐입니다.

    종합하면 한국의 문제는 측정 수단이 없는 게 아닙니다. 검진센터의 혈액 지표, CGM, 웨어러블, 체성분까지 축은 여러 개 열려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각자 다른 이름으로 흩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당뇨 관리, 다이어트, 건강검진, 수면 추적. 소비자는 이걸 '노화 측정'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한 일은 흩어진 지표를 '생물학적 나이'라는 하나의 서비스로 묶은 것입니다.


    (5) 한국은 의료에서 시작했고, 컨슈머는 아직입니다

    💡 한국의 노화 관련 측정은 대부분 병원 안에 있습니다. 신뢰도는 높지만 접근성이 낮습니다. 컨슈머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뒤처진 게 아니라 순서가 반대입니다.

    검진센터에는 이미 있습니다

    2부 끝에서 "미국 롱제비티 클리닉이 파는 것 중 상당 부분은 한국 건강검진이 훨씬 싸게 제공한다"고 썼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KMI 한국의학연구소는 검진 결과로 전체·세부 생체나이를 분석하고, 활성산소와 항산화력 검사도 제공합니다. 생체나이는 신체·대사·혈관·심폐·면역·콩팥·관절 등 7대 기능을 종합해 산출됩니다.

    서울아산병원 프리미엄 검진은 50세 미만 기준 363만원이고, 세브란스는 신체디자인 검진과 운동처방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2부의 Fountain Life APEX 연 1만 9,500달러(약 2,700만원)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입니다.

    송도웰니스건강검진센터는 장내건강지수와 질병 위험도를 확인해 맞춤 프로바이오틱스와 식이를 제안하고, GC지놈의 그린바이옴은 GC지놈이 판매하고 CJ바이오사이언스가 검사를 수행합니다. 모두 병원을 통해, 검진 항목으로, 의료진 해석과 함께 제공됩니다.

    의료 상품은 신뢰도가 높지만 접근성이 낮고 확산이 느립니다. 검진받을 때가 되어야 만나고, 가격도 패키지에 묶여 있습니다.

    한국은 순서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컨슈머에서 시작해 의료로 올라가려 합니다. 2부에서 본 GlycanAge가 병원 채널로 확장하려 자금을 조달한 것이 그 방향입니다. 한국은 의료에서 시작했습니다. 이제 컨슈머로 내려와야할 차례입니다.

    그리고 (1)에서 확인했듯 미국도 아직 초기 시장입니다. 격차가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6)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가

    💡 필요한 건 새로운 검사가 아니라, 흩어진 지표를 하나의 서비스로 묶는 '통합'입니다. 그리고 그 통합은 반드시 반복 측정되는 데이터 레이어 위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조건 1: 변하는 것을 측정해야 합니다

    DTC 유전자검사의 한계는 재검 유인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 열릴 시장은 반드시 변하는 지표를 다뤄야 합니다. (4)에서 본 대사·염증·체성분·수면은 모두 변하고, 이미 측정되고 있습니다.

    조건 2: 흩어진 지표를 묶어야 합니다

    검진 결과지는 병원에, 수면 데이터는 웨어러블 앱에, 혈당은 또 다른 앱에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미국이 한 일은 이 조각들을 '생물학적 나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묶은 것입니다. 1부에서 봤듯 정확도는 논란이 있지만,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조건 3: 검진 데이터는 자산입니다

    한국인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국가검진과 직장검진을 합치면 상당수 성인이 매년 또는 격년으로 데이터를 남깁니다. 같은 사람의 시계열, 즉 종단 데이터입니다.

    2부의 해자 논리를 떠올려 보십시오. TruDiagnostic이 25만 건의 메틸화 데이터로 해자를 팠다면, 한국에는 수백만 명의 검진 종단 데이터가 이미 쌓여 있습니다. 새로운 검사를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고, 미국 기업이 가질 수 없는 자산입니다.

    조건 4: 결국 수요가 먼저입니다

    그런데 위의 모든 조건보다 앞서는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해야 합니다.

    롯데헬스케어가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결국 수요 형성이 예상보다 느렸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술과 좋은 유통 계획이 있어도, 사람들이 아직 절실하지 않으면 규모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1부의 검색량 곡선이 그 신호입니다. 월 800건에서 3,290건.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마치며

    3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미국 롱제비티 시장은 통합기가 아닙니다. 연 16건의 딜, 확장형 M&A, 파편화된 구조. 여전히 초기 시장이고, 진짜 차별점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적 증폭이었습니다.

    두번째, 노화 측정은 유전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사·염증·체성분·수면 등 여러 축이 열려 있고 한국도 참여하고 있지만, 각자 다른 이름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셋째, 한국의 노화 측정은 의료 영역에서 시작했고 컨슈머 시장은 태동기입니다. 뒤처진 게 아니라 순서가 반대입니다.

    수요는 생기고 있고, 일부 공급할 재료도 있는데, 아직 하나의 서비스로 묶이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는 이미 자기의 노화 상태를 알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검색해서 찾는 건 미국에서의 검사 방법이고, 정작 한국에서 제공하는건 '건강검진', '당뇨 관리', '수면 추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수요는 어디서 왔을까요.

    노화는 인류가 늘 겪어온 일인데, 왜 하필 지금 사람들이 자기 노화를 숫자로 알고 싶어할까요. 왜 건강해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점수가 필요할까요. 그리고 그 점수를 왜 혼자 보지 않고 공유할까요.

    4부에서는 이 질문을 다루겠습니다. Bryan Johnson의 Blueprint, Rejuvenation Olympics라는 순위 경쟁, 유명인 자본의 유입, 그리고 측정이 어떻게 정체성과 소속감의 도구가 되는가. 롱제비티가 지금 뜨는 이유는 과학의 진보가 아니라 문화의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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