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케어텍 투자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네이버?

2021년 8월, 네이버가 국내 EMR(전자의무기록) 1위 기업 ‘이지케어텍’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단순한 재무 투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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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5, 2021
이지케어텍 투자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네이버?

들어가며

2021년 8월, 네이버가 국내 EMR(전자의무기록) 1위 기업 ‘이지케어텍’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단순한 재무 투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지케어텍은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에 의료정보시스템을 공급해온 회사로, 병원 데이터와의 직접적인 연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투자는 “네이버가 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진출한다”는 오해를 낳기도 했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의 의료 영역 확장 전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투자가 가지는 상징성과 장기적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네이버 × 이지케어텍: 5개월 만의 시가총액 3배 상승

💡 핵심: 이지케어텍은 2021년 3월 약 1,000억 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이 8월 네이버 투자 발표 이후 3,000억 원을 돌파, 불과 5개월 만에 2.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이지케어텍은 상급병원을 대상으로 한 EMR(전자의무기록) 구축 및 유지보수 전문기업으로, 이미 국내 대형병원 시장은 대부분 포화 상태입니다. 즉, “새 병원 설립 없이 국내 매출 성장은 제한적”인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 “네이버가 헬스케어에 본격 진출한다”는 시장의 해석 때문이었습니다.


이지케어텍의 사업 구조: 이미 깔린 시장, 그러나 클라우드로의 전환기

💡 핵심: 국내 EMR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8,500억 원 규모이며, 2·3차 병원 중심으로 60%를 차지합니다. 이미 상급병원은 100% EMR 도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즉, 새로운 설치로 인한 매출 성장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지케어텍은 어떤 성장동력을 노릴 수 있을까요?

1️⃣ 노후 시스템 교체 수요

COVID-19 이후 원격진료·비대면 관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병원들이 오래된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2️⃣ 클라우드 EMR 개발

이지케어텍은 최근 Cloud EMR 개발 완료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네이버가 주목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의 투자 포인트: 3가지 시나리오

💡 핵심: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이 강합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입니다.


① 헬스케어 서비스 확장 (가능성 낮음)

  • 서울대학교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발생하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기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

  • 하지만 한국의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이 통제하며, 개인 데이터 기반의 의료비 절감·보험료 할인 모델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수익 모델 한계로 가능성은 낮음.


② 네이버 파이낸셜 연계 (중간 가능성)

  • 병원비, 수술비 등 고액 결제 영역에서 BNPL(Buy Now Pay Later) 혹은 의료비 금융상품 출시 가능성.

  • 네이버페이를 통한 병원비 결제·정산 서비스로 확대될 여지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이라는 신뢰도 높은 채널 확보는 큰 의미.


③ NCP(Naver Cloud Platform) 확장 (가능성 높음)

  •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입니다.

  • Cloud EMR을 NCP 인프라에 탑재하여 의료기관에 공급한다면,
    NCP의 산업별 특화 클라우드 확장 전략(공공·교육·의료)과 일치합니다.

  • 특히 이지케어텍의 1대 주주가 서울대학교병원이라는 점은, 네이버가 “공공 의료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에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전략적 의미: ‘서울대 커넥션’ 확보

💡 핵심:
이번 투자의 본질은 ‘서울대병원과의 커넥션 확보’에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이 아닙니다.
한국 의료정책, 임상연구, 의료정보시스템 표준화 등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국가 의료 인프라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네이버 입장에서는 단순한 병원 파트너가 아니라,
“의료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간접적으로 확보한 첫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의료AI, 헬스케어 클라우드, 의료영상 처리 등
NCP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사업의 기초 인프라로 작용할 것입니다.


시장의 오해: ‘헬스케어 빅데이터’가 아니다

많은 언론이 “네이버, 의료 빅데이터 사업 진출”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과장된 해석입니다. 한국 의료 데이터는 공공기관(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에 집중되어 있으며,
민간 기업이 직접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네이버의 이번 투자는 의료 데이터 사업이 아니라 의료 인프라 사업에 가깝습니다. 즉,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흐르는 ‘클라우드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일입니다.


마치며: 헬스케어 진입의 ‘첫 단추’

💡 핵심: 이지케어텍 투자는 네이버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위한 “실험적 전초기지”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의료 생태계 진입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네이버는 과거 라인웍스, 스노우, 파이낸셜 등에서 “비핵심에서 시작해 생태계를 장악”해온 기업입니다. 이번 투자도 같은 패턴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서울대병원-이지케어텍-NCP”의 연결선을 만들고, 그 위에 향후 “헬스케어 AI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헬스케어 산업에의 시사점

  •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데이터 접근”보다 “의료 인프라 통합”이 더 중요하다.

  •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가 병원 시스템에 진입하려면 서울대·삼성·세브란스 등 거점 병원과의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 네이버의 움직임은 ‘의료 클라우드 생태계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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