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a S-1 해부: 63만원짜리 Oura Ring은 어떻게 21조원 회사가 됐나
들어가며
26년 8월 25일, Oura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Oura Ring 5 가격은 블랙·실버 63만원, 골드 등 나머지 색상은 78만원입니다. 여기에 월 9,400원의 Oura Membership이 붙습니다.
그리고 딱 한 달 뒤, Oura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5,000만 주를 주당 40~44달러에 내놓아 최대 22억 달러(약 3조원)를 조달하는 공모이고, 완전 희석 기준 기업가치는 156억 2천만 달러(약 21조원)입니다. 작년 10월 마지막 투자 라운드 때 110억 달러(약 14조 9천억원)였으니 1년 새 40% 넘게 올랐습니다.
한국 반응은 아직 조용합니다. 출시 한 달이 지났지만 판매량이 크게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 글로벌에서는 스마트링 시장의 74%를 차지하는 1위 회사인데 말이죠.
그래서 S-1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상장 신고서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쓰는 가장 솔직한 자기소개서입니다. 잘하는 것뿐 아니라 불안한 것까지 법적으로 적어야 하니까요. 이 글에서는 세 가지를 확인해보려 합니다.
Oura는 실제로 얼마나 벌고 있나
마케팅에는 얼마를 쓰고, 그게 남는 장사인가
Oura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
그리고 중간에, 1년 넘게 Oura Ring 4를 써본 사용자로서 S-1의 숫자와 제 경험이 어디서 어긋나는지도 적어보겠습니다.
(1) 숫자로 보는 Oura
💡 2년 만에 매출이 3배가 됐고, 유료 멤버는 1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Oura의 회계연도는 9월에 끝납니다. S-1에 담긴 최신 숫자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6월까지 9개월입니다.
구분 | FY2024 | FY2025 | 9M FY2026 |
|---|---|---|---|
매출 | $406.8M (약 5,492억원) | $907.9M (약 1.23조원) | $1,214.5M (약 1.64조원) |
성장률 | — | +123% | +74% (전년 동기 대비) |
하드웨어 매출 | $331.2M (약 4,471억원) | $749.4M (약 1.01조원) | $974.0M (약 1.31조원) |
멤버십 매출 | $75.5M (약 1,019억원) | $158.5M (약 2,140억원) | $240.5M (약 3,247억원) |
Oura Ring 판매 | 100만 개 | 230만 개 | 310만 개 |
유료 멤버 | 130만 명 | 290만 명 | 500만 명 |
9개월 매출이 이미 작년 1년치를 넘었습니다. CEO Tom Hale은 2026년 매출이 20억 달러(약 2조 7천억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회사는 회계연도 말 유료 멤버를 약 570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S-1이 가장 앞세우는 숫자는 '얼마나 계속 쓰느냐'입니다. 12개월 유료 멤버 유지율이 약 85%, DAU/MAU 비율이 약 65%이고, 유료 멤버는 하루 평균 3.5번 이상 앱을 엽니다. 하루 착용 시간의 중앙값은 약 23시간입니다.
헬스케어 앱에서 보기 드문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은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유지율 85%, 그대로 믿어도 될까
💡 유지율 85%는 '구독을 유지하는 비율'이지 '반지를 끼고 사는 비율'이 아닙니다. 게다가 빠르게 늘어난 최근 가입자들이 숫자를 끌어올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의부터 보면
S-1의 정의를 그대로 옮기면, 가입 시작 월별로 코호트를 나눠 12개월 뒤 남아 있는 유료 멤버 비율을 구하고, 이를 코호트 크기로 가중평균한 값입니다. 12개월 안에 해지했다가 돌아온 사람도 유지로 셉니다.
'유료 멤버'의 범위도 넓습니다. 결제 실패 후 최대 28일 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 회사가 보상 차원에서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한 사람도 유료 멤버에 포함됩니다. 여기에 파트너(고용주 등)가 대신 비용을 내주는 멤버십도 있다고 리스크 항목에 적혀 있습니다.
최근 가입자가 숫자를 끌어올리는 구조
더 중요한 건 가중평균이라는 방식입니다. Oura의 유료 멤버는 130만 명 → 290만 명 → 500만 명으로 해마다 거의 두 배씩 늘었습니다. 코호트 크기로 가중하면, 인원이 많은 최근 코호트의 유지율이 전체 숫자를 좌우하게 됩니다.
그리고 12개월 유지율은 말 그대로 가입 후 1년까지만 봅니다. 반지를 산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대체로 열심히 씁니다. 2년, 3년 뒤에도 같은 비율로 남아 있을지는 S-1이 알려주지 않습니다. DAU/MAU 65%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앱을 연 사람(MAU) 중의 비율이라, 아예 앱을 열지 않는 멤버는 분모에서 빠집니다.
구독은 유지해도, 반지는 서랍에 남을 수 있는 것이죠.
제 경험을 이야기하면 이렇습니다.
저는 Oura Ring 4를 1년 정도 썼는데, 전체 기간을 놓고 보면 실제로 착용한 비율은 50% ~ 60%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멤버십은 계속 구독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보려면 구독이 필요하니까요.
아이러니한 건 잘 때 반지를 뺀다는 점입니다. 손가락이 불편해서요.. 워치와 반지 모두 빼고 잡니다. S-1은 몸이 쉬는 밤 시간에 신호가 가장 안정적이라 이때 Oura의 강점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하는데, 정작 저는 그 시간에 반지를 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WHOOP을 같이 씁니다. 착용감도 WHOOP이 훨씬 편하고, 배터리도 더 오래 갑니다. S-1에도 신규 멤버의 37%가 다른 웨어러블을 함께 쓴다는 숫자가 나오는데, 제가 딱 그 경우입니다.
이게 저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스마트링을 산 뒤 1년이 지나서도 꾸준히 착용하는 비율은 43%에 불과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럼 왜 구독을 끊지 않을까?
제 생각엔 이미 쓴 돈 때문입니다. 반지값이 399달러(약 54만원, 한국은 63만원)인데, 구독료는 월 5.99달러(약 8,100원)입니다. 반지를 이미 샀으니 구독을 끊으면 반지가 쓸모없어지고, 월 8,000원 정도는 '혹시 모르니' 유지하게 됩니다.
*구독 유지율은 높은데 착용률은 그보다 낮은 이유가 여기 있다고 봅니다..
S-1도 이 차이를 완전히 모르지는 않습니다. 리스크 항목에서, 제품을 사고도 멤버십은 구독하지 않는 고객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정리하면 85%는 '돈을 계속 내는 비율'로 읽는 게 정확합니다. 사업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숫자입니다. 다만 Oura가 말하는 '매일 쓰는 건강 동반자'의 실체를 보려면, 상장 후 공시될 2~3년차 유지율과 착용 시간 분포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흑자는 맞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볼 게 많습니다
💡 Oura는 영업 기준으로 흑자입니다. 다만 매출보다 비용이 더 빨리 늘고 있고, 순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은 세금 효과이며, 헤드라인의 '9억 달러 손실'은 상장 전 주식 매입에서 나온 회계 숫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S-1 원문 숫자로 직접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구분 (9개월) | FY2025 | FY2026 | 증가율 |
|---|---|---|---|
매출 | $697.6M (약 9,418억원) | $1,214.5M (약 1.64조원) | +74% |
매출총이익 | $356.0M (약 4,806억원), 51% | $662.2M (약 8,940억원), 55% | +86% |
영업비용 합계 | $295.8M (약 3,993억원) | $591.0M (약 7,979억원) | +100% |
영업이익 | $60.3M (약 814억원), 8.6% | $71.2M (약 961억원), 5.9% | +18% |
법인세 | $34.9M (약 471억원) | $9.3M (약 126억원) | -73% |
순이익 | $1.6M (약 22억원) | $60.8M (약 821억원) | — |
매출은 74% 늘었는데 영업비용은 두 배가 됐습니다. 그래서 영업이익은 18%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8.6%에서 5.9%로 내려갔습니다. 조정 EBITDA 마진도 12%에서 9%로 낮아졌습니다.
순이익이 뛴 건 영업을 잘해서라기보다 세금 영향이 큽니다. 실효세율로 계산하면 전년 동기 약 96%에서 올해 약 13%로 떨어졌습니다. FY2025 연간 순이익이 1만 2천 달러(약 1,600만원), 사실상 0이었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흑자인 건 맞는데, '이익을 내는 체질'이 완성됐다고 보기엔 이릅니다..
회사도 이걸 숨기지 않습니다. S-1에 오랜 영업손실 이력이 있고 최근에야 흑자를 냈으며, 앞으로 흑자를 유지할 보장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상장 기사 헤드라인에 "9억 2,400만 달러(약 1조 2,500억원) 손실"이 자주 나오는데, 영업 손실이 아닙니다.
Oura는 상장 전 9개월 동안 자기 돈으로 초기 투자자들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대부분이 우선주였고, 장부가보다 훨씬 비싸게 샀기 때문에 그 차액 9억 8,500만 달러(약 1조 3,300억원)가 '간주배당'으로 처리됐습니다. 순이익 6,080만 달러에서 이걸 빼면 보통주 주주 기준 손실 9억 2,400만 달러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외부 투자자를 끌어와 기존 투자자 지분을 사주는 대신 회사 금고에서 직접 돈을 꺼내 초기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준 겁니다. 이 매입을 위해 리볼빙 신용한도에서 3억 7,500만 달러(약 5,063억원)를 끌어다 쓰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모도 같은 성격입니다. 5,000만 주 중 3,650만 주, 약 3분의 2가 기존 주주 물량이라, 중간 가격 42달러 기준으로 기존 주주가 약 15억 3천만 달러(약 2조 700억원), 회사가 약 5억 6,700만 달러(약 7,650억원)를 가져갑니다.
이익률에 숨어 있는 배터리 문제
FY2024 65%였던 매출총이익률이 FY2025 52%로 떨어진 이유도 S-1에 있습니다. Oura Ring 4 일부 물량의 배터리 문제로 FY2025에 8,440만 달러(약 1,139억원)의 추가 보증 비용이 들었고, 보증 기간이 끝난 제품까지 교체해줬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적립된 보증 부채는 1억 3,200만 달러(약 1,782억원)로 9개월 전보다 늘었고, 반품 충당금도 8,800만 달러(약 1,188억원)로 두 배 넘게 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제 WHOOP 배터리 비교도, 이 맥락에서 보면 저만의 불만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올해 6월 출시한 Oura Ring 5에서 같은 문제가 없는지는 회사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래도 현금은 잘 돕니다
좋은 신호는 현금 흐름입니다. 9개월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3억 2,800만 달러(약 4,428억원)로 전년 동기 1억 3,500만 달러(약 1,823억원)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회계상 이익보다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이 훨씬 큽니다.
다만 상장 직후 실적에는 부담이 하나 더 생깁니다. 상장과 함께 직원 RSU가 확정되면서 약 1억 6천만 달러(약 2,160억원)의 주식보상비용이 잡힐 예정인데, 이는 최근 12개월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4) 마케팅에 얼마나 쓰고, 남는 장사인가
💡 Oura는 매출의 약 21%를 영업·마케팅에 씁니다. 그런데 Oura Ring 하나를 팔 때 남는 이익이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비용보다 커서, 사는 순간 마케팅비가 회수되는 구조입니다.
영업·마케팅 비용 추이
S-1 기준 영업·마케팅 비용에는 광고, 브랜드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과 마케팅 인력 인건비, 판매 수수료, 결제 수수료 등이 포함됩니다.
구분 | FY2024 | FY2025 | 9M FY2025 | 9M FY2026 |
|---|---|---|---|---|
영업·마케팅 | $108.4M (약 1,463억원) | $202.2M (약 2,730억원) | $140.3M (약 1,894억원) | $257.9M (약 3,482억원) |
매출 대비 | 26.7% | 22.3% | 20.1% | 21.2% |
연구개발 | $90.6M (약 1,223억원) | $142.0M (약 1,917억원) | $101.1M (약 1,365억원) | $206.8M (약 2,792억원) |
매출 대비 | 22.3% | 15.6% | 14.5% | 17.0% |
일반관리비 | $51.6M (약 697억원) | $81.5M (약 1,100억원) | $54.4M (약 734억원) | $126.3M (약 1,705억원) |
매출 대비 | 12.7% | 9.0% | 7.8% | 10.4% |
*매출 대비 비율은 S-1 수치로 직접 계산
영업·마케팅 비중은 2년 사이 27%에서 21% 안팎으로 내려와 안정됐습니다. 최근 더 빠르게 늘어난 건 연구개발(+105%)과 일반관리비(+132%)입니다. 상장 준비 비용과 AI·신기능 투자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케팅 효율이 좋은 이유는 절반 가까이가 공짜(오가닉)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9개월간 신규 멤버의 약 40%가 입소문으로 유입됐습니다. 여기에 전 세계 약 8,400개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 있고,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는 2024 회계연도 1분기 약 15%에서 2026 회계연도 3분기 약 38%로 올랐습니다.
Oura Ring 하나를 팔면 남는 돈
Oura는 하드웨어와 멤버십의 마진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역산할 수 있습니다. 멤버십 매출 2억 4,100만 달러의 매출총이익률이 89%이니 약 2억 1,400만 달러(약 2,889억원)가 멤버십에서 나온 이익이고, 나머지 4억 4,800만 달러(약 6,048억원)가 하드웨어 몫이라 하드웨어 마진은 약 46%입니다. Oura Ring 한 개당 약 311달러(약 42만원) 매출에 약 143달러(약 19만 3천원)의 이익이 남는 셈입니다. *참고로 애플의 하드웨어 마진은 37% 수준입니다.
그럼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얼마가 들까요. 9개월 영업·마케팅비 약 2억 5,800만 달러를 재구매를 뺀 신규 구매자 약 276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93달러(약 12만 6천원)가 나옵니다. 영업·마케팅비 전체를 신규 고객 획득비로 본 계산이라 실제보다 높게 잡힌 숫자입니다.
정리하면, Oura Ring 한 개에서 약 19만원이 남고,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많아야 약 13만원이 듭니다. 반지를 파는 순간 마케팅비가 회수되고, 그 뒤로 매달 들어오는 멤버십(마진 89%)은 거의 그대로 이익이 됩니다. S-1도 하드웨어가 첫날 고객 획득 비용을 회수하고, 이후 멤버는 유지율 높은 구독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합니다.
(2)에서 본 것처럼, 이 구조에서는 반지를 끼든 안 끼든 구독만 유지되면 이익이 납니다. 사업 모델로는 영리하지만, 한국 이야기에서 다시 짚을 지점이기도 합니다.
(5) 누가 Oura를 쓰는가
💡 Oura 멤버의 72%는 여성이고, 절반 이상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운동 마니아의 기기라는 이미지와 실제 사용자는 꽤 다릅니다.
S-1이 공개한 멤버 구성을 보면 여성이 약 72%, 45세 이상이 약 27%, 가구 소득 10만 달러(약 1억 3,500만원) 미만이 약 37%입니다. 연령대로는 29세 이하 약 31%, 30~45세 약 42%입니다. 2024 회계연도 이후 여성 멤버는 연평균 약 143%, 남성은 약 94% 성장했습니다.
여성 비중이 높은 이유로 회사는 여성 건강을 꼽습니다. 생리 주기 추적부터 임신, 출산, 완경(폐경)까지 이어지는 여정이 멤버를 오래 붙잡는 핵심 사용처라는 겁니다. 그리고 가족의 헬스케어 결정 약 80%를 여성이 내린다는 점을 들어, 여성 멤버가 가족 단위 확산의 입구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만성질환도 눈에 띕니다. 멤버의 절반 이상이 만성질환을 하나 이상 갖고 있고, 그중 80%가 Oura 데이터를 질환 관련 결정에 참고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멤버의 15%는 의료 종사자입니다.
사람들은 '운동 기록'보다 '내 몸 상태'를 보려고 Oura를 씁니다. 제가 반지를 덜 끼면서도 구독을 유지하는 이유도 결국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게 Oura가 그리는 미래와 바로 연결됩니다.
(6) Oura가 그리는 미래: 반지 회사에서 예방의료 플랫폼으로
💡 Oura는 스스로를 웨어러블 회사가 아니라 '상시 작동하는 건강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목표는 웰니스 기기 시장을 넘어 예방의료 시장으로 가는 것입니다.
미션부터 롱제비티입니다
S-1에 적힌 Oura의 미션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의료가 문제가 생긴 뒤에야 개입하는 사후 대응형이라며, 건강은 병원 방문 사이의 일상에서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꼽은 세 가지 구조적 변화도 같은 방향입니다. 치료 중심에서 예방·상시 관리로의 전환, 소비자가 직접 건강 결정과 비용을 쥐는 흐름, 그리고 AI와 웨어러블 기술의 발전입니다.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 Oura의 점유율은 글로벌 웨어러블 연간 출하량의 약 2%입니다. 회사는 자신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시장(SAM)을 피트니스 트래커, 건강 코칭, 디지털 케어 관리, 디지털 치료제, 연결형 바이오센서까지 묶어 2026년 기준 900억 달러(약 121조원) 이상으로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사, 고용주,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넓혀 예방의료 시장 전체로 가겠다는 구상입니다.
네 개의 층과 데이터 해자
S-1은 플랫폼을 데이터, 인텔리전스, 인터랙션, 인프라의 네 층으로 설명합니다.
가장 강조하는 건 데이터입니다. 반지뿐 아니라 혈액검사, 연속혈당측정기(CGM), 전자의무기록까지 연결해 약 420억 시간 분량의 종단 생체 데이터를 쌓았다고 밝힙니다. 이 데이터로 학습한 자체 헬스 파운데이션 모델, 심장·여성 건강 같은 분야별 모델, 그리고 대화형 AI 'Oura Advisor'를 움직이는 건강 특화 LLM까지 세 겹의 AI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이 선순환을 직접 '해자(moat)'라고 부릅니다. 매일 착용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모델이 정교해지고, 그게 다시 유지율을 높인다는 논리입니다. 롱제비티 시리즈 2부에서 "측정 산업의 본질은 측정이 아니라 축적"이라고 썼는데, Oura는 그걸 상장 서류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다만 (2)의 이야기와 이어서 보면, 이 해자는 실제로 끼고 있어야 쌓입니다. 구독은 유지되는데 착용률이 낮으면, 돈은 들어와도 데이터는 덜 쌓입니다. Oura Ring 5가 크기를 크게 줄인 것도 결국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측정 범위를 넓히는 중입니다
S-1 용어집을 보면 반지 바깥으로 기능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능 | 내용 |
|---|---|
Health Panels | 앱에서 50개 바이오마커 혈액검사 예약·결과 확인 |
Glucose | Dexcom Stelo(스텔로) 바이오센서와 직접 연동해 혈당을 수면·활동·식사와 함께 표시 |
Meals | 식사 사진으로 영양 정보 분석 |
Cardiovascular Age | 심장·혈관 건강을 실제 나이와 비교 |
Blood Pressure Signals | 30일간 야간 PPG 데이터로 혈압 관련 패턴 추적 |
Circles | 신뢰하는 사람들과 인사이트 공유 |
혈압 쪽은 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6년 6월 기준 35만 명 이상이 반지 신호로 혈압 관련 인사이트를 만드는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연구에 참여 중입니다. 웰니스 기능을 넘어 의료기기 영역으로 가려는 준비로 읽힙니다.
치료와 연결되는 파트너십
파트너 전략도 두 갈래입니다. Natural Cycles(여성 건강), Strava(운동) 같은 기능 확장 파트너가 하나, 일라이 릴리의 디지털 헬스 플랫폼 LillyDirect와 Resmed처럼 웰니스 데이터를 치료 프로그램과 진료 흐름에 연결하는 파트너가 또 하나입니다.
릴리와의 관계는 지분으로도 이어집니다. 릴리는 상장 직전 보통주로 전환되는 SAFE 투자 계약을 맺었고, 이번 공모에서 Dragoneer와 함께 약 4억 달러(약 5,400억원)어치 매수 의향을 밝힌 코너스톤 투자자입니다.
GLP-1 제조사가 반지 회사의 최대 우군 중 하나가 된 겁니다. 약을 처방받은 사람의 수면, 활동, 혈당 변화를 매일 보는 기기. 제약사 입장에서는 치료 효과를 일상에서 확인하는 창구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스스로 적은 불안
미래 구상 옆에 리스크도 같이 적혀 있습니다. 사업이 OpenAI, Anthropic, Google 같은 외부 AI 모델과 제3자 데이터센터에 의존한다는 점, 그리고 일부 기능을 FDA 의료기기 규제 대상이 아닌 일반 웰니스 제품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방의료로 가려면 결국 의료기기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규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걸 회사도 알고 있습니다.
(7)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조용할까
💡 Oura의 비즈니스 모델은 '비싼 하드웨어 + 구독'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미국 외 매출은 아직 20%도 안 됩니다
S-1에 따르면 9개월간 하드웨어 매출 중 미국 밖에서 나온 비중은 20%가 채 안 됩니다. 회사는 새 시장에 들어갈 때 먼저 온라인 직판으로 수요를 확인하고, 그다음 리테일과 마케팅 투자를 늘리는 방식을 쓰겠다고 적었습니다.
한국 진출도 롯데월드몰 팝업과 온라인 판매로 시작했고, 회사 측은 빠르게 들어오기보다 제품과 마케팅을 현지화한 뒤 정확하게 들어오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걸림돌 1: 가격과 구독
구분 | 미국 | 한국 |
|---|---|---|
Oura Ring 5 | $399 / $499 (약 54만원 / 67만원) | 63만원 / 78만원 |
Oura Membership | 월 $5.99 (약 8,100원) | 월 9,400원 |
반지와 구독 모두 미국보다 15% 안팎 비쌉니다. (1년 멤버십 고려하면 100만원이라는 인식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구독이라는 방식 자체입니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도 하드웨어 가격에 매달 구독료를 더 내는 방식에 대한 질문이 여러 번 반복됐고, 갤럭시 링으로 스마트링을 먼저 접한 국내 소비자에게는 멤버십 모델이 낯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2)와 (4)를 합쳐보면 Oura의 공식은 이렇습니다. 비싼 반지로 획득 비용을 회수하고, 한 번 산 사람은 이미 쓴 돈 때문에 구독을 유지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공식이 구매 단계에서 막힙니다. 63만원에 구독까지 붙으면, 애초에 반지를 사는 사람 자체가 적어지니까요.
걸림돌 2: 삼성이 먼저 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갤럭시 링을 국내에 출시했고, 삼성 헬스와 연동해 추가 구독료 없이 기능을 제공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반지 시장이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Oura는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한다는 점과 임상 데이터·정확도를 차별점으로 내세웁니다. 다만 갤럭시 링 역시 스마트워치만큼 대중화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한국에서는 스마트링 카테고리 자체가 아직 작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걸림돌 3: 반지라는 형태 자체
제 경험처럼, 반지는 생각보다 계속 끼기 어렵습니다. 저는 착용감과 배터리 때문에 WHOOP을 더 편하게 느끼는데, 이건 결국 형태의 문제입니다. Oura는 반지라는 형태 덕분에 스마트워치와 차별화됐지만, 같은 이유로 손가락에 뭔가를 끼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됩니다.
한국에서 빠진 기능들
S-1에서 Oura의 미래를 보여주는 기능들, Health Panels(혈액검사), Glucose(Stelo 연동), LillyDirect 연계는 대부분 미국 의료 시스템을 전제로 합니다. 한국에서는 반지와 앱의 기본 기능 위주로 먼저 들어왔습니다.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국보다 비싸게 사면서 미국 소비자가 받는 것의 일부를 받는 셈이고, 그 차이가 구독료의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마치며
Oura S-1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성장은 확실합니다. 2년 만에 매출 3배, 9개월 매출 약 1조 6,400억원, 유료 멤버 500만 명.
둘째, 유지율 85%는 '계속 돈을 내는 비율'로 읽어야 합니다. 빠르게 늘어난 최근 가입자가 숫자를 끌어올리고, 반지를 이미 산 사람은 착용하지 않아도 구독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셋째, 흑자는 맞지만 체질 개선은 아직입니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빨리 늘어 영업이익률이 내려갔고, 순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은 세금 효과입니다.
넷째, 이코노믹스와 마케팅은 남는 장사입니다. 매출의 약 21%를 쓰지만 신규의 40%가 오가닉으로 들어오고, 반지 하나에서 남는 이익(약 19만원)이 고객 획득비(최대 약 13만원)보다 커서 회수되는 구조입니다.
다섯째, Oura가 그리는 미래는 반지가 아니라 예방의료 플랫폼입니다. 혈액검사, CGM, 혈압, 제약사 연계까지, 반지는 입구이고 데이터와 AI가 본체입니다.
S-1을 정리하며 든 생각은, Oura가 파는 건 반지가 아니라 "매일 내 몸을 확인하는 습관"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써본 사용자로서는, 그 습관이 반지 하나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것도 느낍니다. 저는 데이터를 보려고 구독을 유지하지만, 반지는 자주 빼고, 손목에는 WHOOP이 있습니다.
Oura가 예방의료 플랫폼으로 가려면 결국 두 가지를 증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반지를 더 오래 끼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데이터가 돈을 낼 만큼 가치 있는 답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 미국에서는 혈액검사와 혈당, 제약사 프로그램이 그 답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무엇이 월 9,400원의 이유가 될지, 상장 이후 Oura의 한국 전략을 지켜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