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약 배달에 따른 약사회의 반발
들어가며
"혁신인가, 편법인가?" 이 질문은 오늘날 모든 산업에서 반복됩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세력과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 충돌합니다. 택시 vs 우버, 호텔 vs 에어비앤비, 은행 vs 핀테크. 그리고 이제 약국 vs 조제약 배달 플랫폼.
조제약 배달 서비스에 대한 약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 "복약지도가 불가능하다", "불법이다"라는 주장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진짜 환자를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일까요?
최근 법률 서비스 플랫폼인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사이의 분쟁을 보면서, 데자뷔를 느낍니다. 같은 구조, 같은 논리, 같은 저항입니다. 그리고 역사를 돌아보면,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과거 의약분업 논쟁 때도 똑같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제약 배달 논란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기득권 저항의 본질을 파헤치며, 진짜 혁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겠습니다.
로톡 vs 변협: 익숙한 싸움
💡 핵심: 조제약 배달에 반발하는 약사회의 모습에서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의 분쟁이 떠오르며, 기득권 수호 논리가 유사합니다.
조제약 배달에 따른 약사회의 반발을 보고 있자니, 최근 법률 서비스 플랫폼인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와의 분쟁이 떠오릅니다.
노웅래 의원: "IT 기술 활용해 법률서비스의 저변 확대하고 서비스 질 향상하려는 혁신적 시도를 불법으로 결론 짓는 것은 시대착오적"
로톡이 한 것
로톡은 법률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사용자가 법적 문제를 올리면, 여러 변호사가 견적과 제안을 보내고, 사용자가 선택합니다. 마치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을 연결하듯이, 로톡은 변호사를 연결합니다.
혜택:
투명성: 여러 변호사 비교 가능
접근성: 쉽고 빠르게 변호사 찾기
경쟁: 가격 하락, 서비스 향상
수혜자:
일반 시민: 법률 서비스를 더 쉽고 저렴하게
젊은 변호사: 고객 찾기 어려운 신입 변호사에게 기회
변협의 반발
대한변호사협회는 로톡을 "불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주장:
중개 수수료가 변호사 보수 기준을 위반한다
변호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한다
법률 서비스의 질이 저하된다
광고 규제를 우회한다
본질: 기득권 수호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변협의 진짜 이유를 압니다. 기득권 수호입니다.
변협의 진짜 걱정:
가격 경쟁으로 수임료 하락
대형 로펌이 아닌 변호사도 고객을 얻게 됨 (경쟁 심화)
투명성으로 "담합"이 어려워짐
익숙한 논리:
"환자(고객) 안전" → 실제로는 "우리 수익 보호" "전문성 훼손" → 실제로는 "독점 유지" "불법" → 실제로는 "우리 마음에 안 듦"
이것은 오래 반복된 기득권의 저항 논리입니다.
조제약 배달도 똑같다
약사회 주장:
환자 안전 위협
복약지도 불가능
불법
실제 걱정:
약국 방문 감소 → 수익 감소
플랫폼이 중개하면 경쟁 심화
대형 플랫폼에 종속될까 두려움
환자 입장:
집에서 편하게 약 받고 싶음
거동 불편한 노인, 장애인, 바쁜 직장인에게 절실
복약지도는 전화나 영상으로도 가능
구조가 똑같습니다. 플랫폼이 기존 중개자의 역할을 위협하면, 기존 중개자는 "안전", "전문성", "불법"을 외치며 저항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며: 의약분업의 교훈
💡 핵심: 1960년대 의사 부족으로 약사를 의료 제공자로 활용했고, 2000년 의약분업 시 약사 반발로 불편한 기관분업이 도입되어 20년간 국민이 불편을 감수해왔습니다.
과거 1960년대 의료 인프라 부족이 심각했지만, 의사 공급을 당장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대책이 약사의 공급이었습니다.
정부는 약사를 많이 배출하여(1953년부터 4년간 11개 약학대학 신설), 기본적인 의료 제공자 역할을 맡겼습니다.
1960년대: 약사가 의사 역할
상황:
한국전쟁 직후, 의료 인프라 파괴됨
의사 수 절대 부족
농촌과 도시 빈민가에 의료 접근성 거의 없음
정부의 선택:
의사 양성은 시간이 오래 걸림 (10년+)
약사는 더 빠르게 양성 가능 (4~6년)
약사에게 기본적 진료 권한 부여
결과:
1953~1957년, 4년간 11개 약학대학 신설
약사가 전국에 배치됨
약사가 사실상 "동네 의사" 역할
약국에서 벌어진 일:
환자가 증상 설명
약사가 진단(?)
약사가 약 조제 및 판매
심지어 주사도 놓음
이것은 불법이었지만, 묵인되었습니다. 의사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약사들은 이 역할에 익숙해졌습니다. 진료 수입이 생겼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의 등장
이후 의사들이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전국민건강보험 가입과 함께 의료 공급체계가 안정화되면서 2000년에 의약분업 논의를 하였습니다.
의약분업이란?
의사는 처방, 약사는 조제. 역할을 명확히 나눕니다.
왜 필요했나?
1. 약물 오남용 방지:
약국에서 마음대로 항생제, 스테로이드 등 처방
내성 증가, 부작용 증가
2. 전문성 강화:
의사는 진단과 처방에 집중
약사는 조제와 복약지도에 집중
3. 선진국 표준:
대부분의 선진국은 의약분업
한국도 따라가야 한다는 압력
직능분업 vs 기관분업
의약분업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직능분업:
의사와 약사가 같은 기관 안에 있음
환자가 한 곳에서 진료 + 약 수령
편리함
기관분업:
의사(병원)와 약사(약국)가 분리됨
환자가 병원 진료 후, 밖의 약국으로 이동
불편함
당시 직능분업을 하려 했으나, 약사들의 반발로 기관분업 형태의 의약분업이 도입됐습니다.
약사들의 반발
약사들의 주장:
직능분업하면 병원에 종속됨
약사의 독립성 훼손
동네 약국이 망함
진짜 이유:
병원 약국으로 환자가 몰리면, 동네 약국 수입 감소
약사가 병원 직원이 되면, 독립 사업자로서의 지위 상실
기존 약국 자산 가치 하락
결과:
약사들의 강력한 로비와 시위
정부가 타협
기관분업 채택
20년간의 불편
직능분업의 경우 약사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한 곳에서 해결이 되지만, 기관분업으로 우리는 진료를 받고 무조건 병원 바깥에 있는 약국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 것입니다.
환자의 불편:
병원 진료 후, 처방전 들고 약국 찾아가기
비오는 날, 추운 날, 아픈 몸으로 이동
노인, 장애인, 아이 동반 시 더욱 힘듦
병원 근처 약국 혼잡 (대기 시간 길어짐)
왜 이런 불편을 감수했나?
약사의 이익 때문입니다. 환자의 편의가 아니라 약사의 기득권이 우선되었습니다.
기득권의 논리: 항상 같다
💡 핵심: 20년간 국민의 불편함을 만든 기관분업의 역사를 볼 때, 조제약 배달 반대는 환자 편의보다 기득권 보호로 비춰집니다.
20년간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한 국민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려는 생각보단, 기득권을 지키고 돈벌이와 불순한 의도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쉽습니다.
패턴 인식
역사를 보면 기득권의 저항은 항상 같은 패턴입니다.
1단계: 새로운 것 등장
새로운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소비자에게 더 편리하고 저렴함
기존 산업을 위협함
2단계: 기득권의 저항
"안전하지 않다"
"품질이 낮다"
"불법이다"
"일자리가 줄어든다"
3단계: 정치적 싸움
로비
시위
언론 플레이
정치인 압박
4단계: 타협 또는 승리
기득권이 이기면: 혁신 저지, 국민 불편 지속
혁신이 이기면: 시장 개편, 소비자 편익 증가
조제약 배달이 그렇다
새로운 것:
앱으로 처방전 사진 찍어 전송
약국이 조제
배달원이 집으로 배달
복약지도는 전화/영상으로
소비자 편익:
편리함 (집에서)
시간 절약
거동 불편한 사람들에게 접근성 향상
가격 비교 가능 (투명성)
약사회 저항:
대면 복약지도가 필수라고 주장
안전 문제 제기
불법이라고 규정
하지만:
코로나 때는 배달 허용했었음 (그때는 안전했나?)
전화/영상 복약지도도 충분히 가능
선진국 다수가 이미 시행 중
진짜 이유
약사회의 진짜 걱정:
1. 수익 감소:
환자가 약국에 직접 오면, 추가 구매 유도 가능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등)
배달하면 그런 기회 사라짐
2. 경쟁 심화:
플랫폼에서 여러 약국 비교 가능
가격, 서비스로 경쟁해야 함
지금은 "가까운 약국"이라는 지리적 독점 있음
3. 플랫폼 종속 우려: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을 종속시킨 것처럼
플랫폼이 수수료 올리면 어쩔 수 없음
사실 이 부분들은 당연한 우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국민의 편의를 막을 이유가 되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규제의 목적은 국민(소비자) 보호여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득권 보호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조제약 배달을 막는 것이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약사의 수익을 지키기 위한 것인가?
환자는 원합니다:
편리함
선택권
투명성
약사는 원합니다:
현상 유지
독점 유지
플랫폼 배제
정부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가?
대다수 국민입니다. 소수 기득권이 아닙니다.
시대착오적 저항
💡 핵심: 시대에 공감하고 막을 수 없는 변화에 열린 사고로 논의하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시대에 공감하고, 막을 수 없는 변화에 열린 사고로 논의하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막을 수 없다
기술 발전:
스마트폰, 앱, 배달 인프라는 이미 보편화됨
사람들은 모든 것을 배달받는 데 익숙해짐
음식, 장보기, 꽃, 세탁물... 이제 약도 당연함
소비자 기대:
편의성이 기본
불편한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
특히 젊은 세대는 "왜 약국에 직접 가야 하지?"라고 의문
글로벌 트렌드:
미국: Amazon Pharmacy (아마존 약국)
영국: NHS 처방전 온라인 제출, 배달
많은 나라가 이미 시행 중
코로나 경험:
코로나 때 한시적으로 허용했을 때 큰 문제 없었음
오히려 편리했음
"왜 이제 다시 못 하게 하지?"
기득권은 항상 진다 (결국)
역사를 보면, 기득권의 저항은 결국 실패합니다.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예시:
택시 vs 우버:
택시 업계 강력 저항 → 우버 금지 (한국)
하지만 카카오택시, 타다 등 유사 서비스 계속 등장
결국 시장은 변화
음반 산업 vs 스트리밍:
음반 산업이 나이프스터, 스트리밍 저지 시도
결국 스트리밍이 표준이 됨
저항한 회사들은 도태됨, 적응한 회사들은 살아남음
은행 vs 핀테크:
은행들이 핀테크 규제 요구
하지만 간편송금, 모바일뱅킹은 대세
은행들도 결국 디지털 전환
패턴:
기득권이 저항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음
하지만 소비자 수요가 강하면 결국 변화
저항만 하고 적응 안 한 쪽이 도태됨
약사들이 해야 할 것
저항이 아니라 적응입니다.
1. 배달을 받아들이되, 기준 마련:
안전한 배달 프로토콜 개발
복약지도 방법 개선 (영상, 전화, 챗봇)
플랫폼과 협력
2. 새로운 가치 창출:
단순 조제를 넘어선 전문 서비스 제공
만성질환 관리
건강 상담
영양, 운동 코칭
3. 차별화:
"빠른 배달"로는 경쟁 안 됨 (다 할 수 있음)
전문성, 신뢰, 관계로 경쟁
단골 고객 확보
4. 기술 활용:
약사도 플랫폼, 앱, 데이터 활용
효율성 높이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탐색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
Win-Win:
환자:
편리하게 약 받음
선택권 증가
투명한 가격
약사:
배달로 접근 범위 확대 (동네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
플랫폼 통해 신규 고객 확보
전문 서비스로 차별화하면 더 높은 가치 인정받음
정부:
국민 만족도 증가
의료 접근성 향상 (특히 노인, 장애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
이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약사회가 "무조건 반대"하면 불가능합니다.
열린 대화가 필요하다
💡 핵심: 기득권 보호를 넘어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며, 변화는 불가피하므로 함께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타협의 가능성
예시:
1단계: 시범 사업
특정 지역, 특정 약물로 한정
데이터 수집, 평가
문제 발견하고 보완
2단계: 확대
문제없으면 점진적 확대
안전 기준 지속 강화
3단계: 전면 시행
완전히 자리 잡으면 보편화
조건:
복약지도 의무화 (영상 또는 전화)
배달 시간 기준 (신선도 유지)
환자 확인 절차 (본인 수령)
플랫폼 수수료 상한 (과도한 수수료 방지)
이런 타협은 가능합니다.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면 됩니다.
마치며: 역사는 반복된다, 하지만 방향은 정해졌다
💡 핵심: 기득권의 저항은 역사적으로 항상 있었지만 결국 소비자 중심의 변화가 승리했으며, 약사회도 저항보다 적응을 선택해야 합니다.
조제약 배달 논란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60년 전 의약분업 논란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로톡-변협 분쟁, 우버-택시 분쟁, 수없이 많은 혁신-기득권 충돌의 하나일 뿐입니다.
역사의 교훈
기득권의 저항은 항상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소비자 편익이 이깁니다.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의약분업 때 약사들이 이겨서, 우리는 20년간 불편한 기관분업을 참았습니다. 이제 또 조제약 배달에서 약사들이 이기면, 우리는 또 몇십 년을 불편하게 살아야 할까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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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변협 분쟁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