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패스포트 출시: 자동차 공유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유경제는 2010년대를 정의하는 키워드였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을, 우버는 교통을, 그리고 쏘카는 자동차 소유의 개념을 바꾸었습니다. "소유하지 않고 사용한다"는 패러다임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높은 구매 비용, 유지비, 주차 문제로 고민하던 젊은 층에게 카셰어링은 매력적인 대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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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3, 2021
쏘카 패스포트 출시: 자동차 공유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들어가며

공유경제는 2010년대를 정의하는 키워드였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을, 우버는 교통을, 그리고 쏘카는 자동차 소유의 개념을 바꾸었습니다. "소유하지 않고 사용한다"는 패러다임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높은 구매 비용, 유지비, 주차 문제로 고민하던 젊은 층에게 카셰어링은 매력적인 대안이었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는 2010년대를 주도하는 큰 흐름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소유하고 있지만 활용하지 않는 유/무형의 자원을 서로 대여 및 교환함으로써 참여자 간에 적정 이윤과 편리함을 주는 것이 공유경제의 기본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중간에서 중개를 해주는 것이 기본 모델이었습니다.

이후 개인들은 소유(또는 소비)의 부담으로 접근할 수 없었던 자원들을 찾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그러한 기회를 노려 개인 대신 다량 소유하여 서비스를 통해 이용/경험할 수 있게 제공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국내 서비스가 카셰어링 쏘카입니다. 쏘카는 "내 차처럼 빌리다"는 슬로건으로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왔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외관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수익성 문제입니다. 많은 공유경제 기업들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쏘카의 경우는 특히 심각합니다.


쏘카의 현황: 규모는 크지만 적자는 더 크다

💡 핵심: 쏘카는 약 630만 명의 회원과 1만 2천 대의 차량으로 작년 2,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430억 원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약 630만 명의 회원(전체 면허 인구 3,300만 명), 1만 2천 대 차량으로 작년 기준 2,15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중고차 매출 제외), 영업손실이 약 430억 원 수준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 숫자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630만 명의 회원은 전체 면허 소지자의 약 19%입니다. 상당한 시장 침투율입니다. 하지만 이 중 활성 사용자(월 1회 이상 이용)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 1020% 수준일 것입니다. 즉, 실질적인 활성 사용자는 60만120만 명 정도입니다.

1만 2천 대의 차량은 많아 보이지만, 전국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에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는 "필요할 때 근처에 차가 있는가?"가 중요한데, 이 밀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150억 원의 매출에 430억 원의 영업손실이라는 것은 영업이익률이 -20%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손실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탈의 경우 매출액 2.3조 원에 영업이익 1,600억 원 수준)

롯데렌탈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합니다. 롯데렌탈은 쏘카보다 10배 이상 큰 매출에, 영업이익률은 약 7%입니다. 같은 "차량 대여" 비즈니스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차이 때문입니다.


쏘카의 구조적 문제: 변동비가 높고 고정비도 높다

💡 핵심: 쏘카는 변동비 비율이 높고, 노후 자동차 손상과 폐기에 따른 재구매 비용이 곧 발생합니다. 기술 최적화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습니다.

변동비 비율이 높고, 노후 자동차 손상과 폐기, 그에 따른 재구매가 곧 오기 때문에 수년 안에 이러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현금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데, 기술을 통한 차고지 및 차량 배차도 최선의 최적화를 달성해도 수익성이 밝지는 않습니다.

쏘카의 비용 구조를 분해해보겠습니다:

차량 구매 및 감가상각: 이것이 가장 큰 비용입니다. 신차를 구매하면 몇 년 동안 감가상각이 일어납니다. 더 큰 문제는 카셰어링 차량은 일반 개인 차량보다 훨씬 빠르게 노후화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고, 관리가 소홀하며, 사고도 더 자주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개인 차량은 10년 이상 사용하지만, 카셰어링 차량은 3~5년 만에 교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보험 및 유지보수: 카셰어링 차량은 사고율이 높습니다. 자기 차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주차 스크래치나 작은 접촉 사고가 빈번합니다. 보험료가 높고, 수리비도 계속 발생합니다. 정기 점검, 타이어 교체, 소모품 교체 등도 빈번합니다.

주차 및 차고지 비용: 쏘카는 곳곳에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수요가 많은 도심 지역은 주차비가 비쌉니다. 일부는 쏘카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지만, 많은 경우 공영 주차장이나 민간 주차장과 계약을 맺어야 하고, 이것은 고정비입니다.

인건비 및 운영비: 차량 청소, 점검, 이동, 고객 응대 등에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규모가 커질수록 증가합니다.

기술 및 시스템 비용: 앱 개발, 차량 IoT 시스템, 서버, 결제 시스템 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기술을 통한 차고지 및 차량 배차 최적화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AI를 활용하여 수요를 예측하고,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며, 대여 시간을 최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차량 자체의 비용과 감가상각은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익성의 핵심: 대여 시간과 이동 거리

💡 핵심: 수익성을 높이려면 차량 대여 시간 증가와 차량 이동 거리를 높여야 하는데, 쏘카가 포지셔닝하는 초단기 렌트 영역에서는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기 어렵습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 차량 대여 시간 증가와 2. 차량 이동 거리를 높여야 하는데, 쏘카가 포지셔닝하는 초단기 렌트 영역에서는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쏘카의 딜레마입니다. 쏘카의 핵심 가치 제안은 "짧은 시간, 필요할 때만 빌려 쓴다"는 것입니다. 30분, 1시간, 2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다는 것이 전통적인 렌터카와의 차별점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수익성 문제의 원인입니다.

짧은 대여 시간의 문제: 차량을 30분 빌리든, 4시간 빌리든, 차량의 고정비(감가상각, 보험, 주차비)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수익은 대여 시간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짧은 대여는 수익성이 낮습니다. 더 큰 문제는 회전율입니다. 30분 대여가 끝나면, 다음 대여까지 공백 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차량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합니다.

짧은 이동 거리의 문제: 쏘카는 주로 근거리 이동에 사용됩니다. 장보기, 잠깐 외출, 짐 운반 등입니다. 이것은 차량의 주행거리를 늘리지 못합니다. 롯데렌탈 같은 전통 렌터카는 장거리 여행, 출장 등에 사용되어 하루 수백 km를 달립니다. 많은 렌터카 회사는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기도 합니다.

롯데렌탈의 수익성이 높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평균 대여 기간이 수일에서 수주이고, 장거리 이동이 많으며, 법인 고객이 많아 안정적인 수요가 있습니다. 반면 쏘카는 평균 대여 시간이 몇 시간에 불과하고, 대부분 개인 고객으로 수요 변동성이 큽니다.


쏘카의 대응: 구독 모델과 장시간 대여

💡 핵심: 쏘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소 1회 4시간 대여를 타깃으로 구독(멤버십) 모델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용 패턴을 장시간으로 유도하려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쏘카도 최소(기본) 1회 4시간 대여를 타깃으로 구독(멤버십)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한 "쏘카 패스포트"가 바로 이것입니다.

쏘카 패스포트는 연회비를 내면 일정 시간의 무료 대여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입니다. 이 전략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대여 시간 늘리기: 구독자는 "어차피 돈 냈으니 많이 써야지"라는 심리로 더 자주, 더 오래 차를 빌립니다. 30분 대신 4시간을 빌리게 유도합니다. 4시간이면 왕복 100km 이상의 여행도 가능하고, 여러 목적지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수요 예측 가능성: 구독자는 안정적인 수요를 의미합니다. 일회성 사용자는 언제 빌릴지 예측할 수 없지만, 구독자는 정기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차량 배치와 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객 충성도: 구독은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회비를 냈으니 경쟁사를 사용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이것은 고객 생애 가치(LTV)를 높입니다.

현금 유입: 구독료는 선불입니다. 쏘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현금 흐름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구독 모델이 성공하려면 충분한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고, 그들이 실제로 더 많이 사용해야 하며, 그 사용이 수익성 있는 패턴이어야 합니다. 만약 구독자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짧은 시간만 사용한다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의 변화: 기회인가 위협인가?

💡 핵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중고차 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지만, 이것은 쏘카에게 기회보다는 위협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차를 소유하면 카셰어링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으며, 신차 판매 증가는 중고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미래 전기차 시대가 열리기 전에 한 번 자동차 사이클이 돌 것이라는 예측도 많습니다.

이것은 쏘카에게 양날의 검입니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차를 더 많이 사고, 차량 가격(특히 중고차)이 안정되면, 쏘카가 차량을 확보하고 교체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위협은 수요 측면입니다.

차량 소유 증가의 위협: 사람들이 차를 사면, 카셰어링을 사용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카셰어링의 핵심 타깃은 "차가 필요하지만 소유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합리적이고, 금융 조건이 좋아지고, 주차 문제가 해결되면, 많은 사람들이 차를 사는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의 변수: 전기차는 게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유지비가 저렴하고(연료비, 정비비), 정부 보조금이 있으며, 환경 친화적입니다. 이것은 차량 소유의 경제성을 높입니다. 반면 쏘카도 전기차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것은 충전 인프라, 배터리 관리 등 새로운 과제를 안겨줍니다.

중고차 시장 활성화: 중고차가 저렴해지고 품질이 좋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중고차를 구매할 것입니다. 특히 젊은 층에게 중고차는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이것도 카셰어링 수요를 잠식합니다.

물론 반대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차량 가격이 너무 올라 소유가 부담스러워지거나, 주차 문제가 더 악화되거나, 도심 진입 규제가 강화되면, 오히려 카셰어링이 더 매력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추세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걱정스러운 미래: 쏘카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 핵심: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쏘카만의 경험을 제공하고 상황을 탈피할 내부 역량을 갖추어 오래 서비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쏘카만의 경험을 제공하고 상황을 탈피할 내부 역량을 갖추어서 오래 서비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내가 차를 소유하기 전까지).

이 마지막 괄호 안의 문장이 아이러니합니다. 쏘카의 충성 고객조차도 "차를 살 때까지만"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것이 쏘카의 근본적인 도전입니다. 카셰어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구적인 솔루션이 아니라, 임시적인 대안입니다. "언젠가는 내 차를 사고 싶다"는 욕구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쏘카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차별화된 경험: 단순히 차를 빌려주는 것을 넘어, 독특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차종을 경험할 수 있게 하거나(스포츠카, 전기차, SUV 등), 특별한 목적(캠핑, 골프, 이사 등)에 최적화된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차량과 함께 여행 패키지나 이벤트를 결합하는 것입니다.

비용 구조 혁신: 근본적으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차량을 더 저렴하게 확보하고(대량 구매,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더 오래 사용하고(내구성 향상, 관리 강화), 운영 효율을 높여야(자동화, AI 활용) 합니다.

새로운 수익원: 차량 대여 외의 수익원을 개발해야 합니다. 광고(차량 내 디지털 광고, 랩핑 광고), 데이터(이동 패턴 데이터 판매), 부가 서비스(보험, 주유, 세차 등) 등입니다.

틈새 시장 공략: 모든 사람을 타깃하지 말고, 특정 세그먼트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차가 없는 젊은 도심 거주자, 주말에만 차가 필요한 사람, 다양한 차를 경험하고 싶은 자동차 애호가 등입니다.

정부 및 기업 파트너십: B2C만이 아니라 B2B와 B2G 시장을 공략합니다. 기업의 업무용 차량을 대체하거나, 지자체의 공공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하는 것입니다.


마치며: 레고보다 비싼 미래?

💡 핵심: 쏘카 패스포트 가입자에게 증정한 레고가 연회비보다 비쌀 수 있다는 걱정은, 쏘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반영합니다.

최근 출시한 패스포트 가입자 대상으로 증정해 준 레고를 조립하다, 연회비보다 레고 값이 더 비쌀 것 같다는 걱정이 되어 글을 끄적여봅니다.

이 문장은 유머처럼 들리지만, 실은 심각한 문제를 지적합니다. 쏘카가 고객 확보를 위해 과도한 프로모션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고 선물, 할인 쿠폰, 무료 대여 시간 등은 모두 비용입니다. 이런 비용을 쓰면서까지 구독자를 확보하는 이유는, 그들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 믿음이 틀렸다면? 만약 구독자들이 혜택만 받고 수익성 있는 사용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쏘카는 돈을 주고 손님을 모으는 꼴이 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 함정에 빠졌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용자는 늘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아 결국 현금이 고갈되는 것입니다.

쏘카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스타트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입니다. 그들의 비전과 혁신은 존경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전만으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수익성이 있어야 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며, 투자자와 고객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쏘카가 이 도전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그때까지 저는 쏘카를 계속 사용할 것입니다. 제가 차를 사기 전까지는 말이죠.


참고자료:

  • 쏘카 사업 보고서 및 재무제표

  • 롯데렌탈 재무 정보

  • 국내 자동차 등록 및 판매 통계

  • 카셰어링 산업 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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