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카카오, 네이버의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 : 디지털 헬스케어,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
들어가며: 가장 잘할 것 같은데 안 하는 이유
디지털 헬스케어. 누가 주도할까요? 기술 기업? 의료 기업? 스타트업?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통신사와 대형 플랫폼 기업(카카오, 네이버)입니다. 왜?
인프라: 통신망, 네트워크, 클라우드
사용자: 수천만 명의 회원
데이터: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
자본: 막대한 투자 능력
브랜드: 높은 인지도와 신뢰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발을 담그거나, 아예 관망하고 있습니다.
'2021.06.14(월) 이코노미스트'에서 통신사와 카카오 네이버의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들을 실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무엇이 그들을 주저하게 만들까요? 그리고 그 사이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까요?
통신사의 실망: 핵심 역량을 활용하지 않는다
💡 핵심: 아직 국내 통신사들은 핵심 역량인 통신망과 네트워크를 이용한 헬스케어 사업과 지원(개발)을 안 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밑바닥을 만들어 주도하려는 것이 아닌 '그룹 내 헬스케어 키워드를 위한 서비스'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통신사의 강점
한국 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무엇을 잘할까요?
통신망:
전국을 커버하는 5G, LTE 네트워크. 빠르고, 안정적이며, 광범위합니다. 원격 진료, 원격 모니터링의 기반입니다.
IoT 플랫폼:
사물인터넷 기술. 웨어러블, 센서, 의료기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전송이 가능합니다.
클라우드: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AI 학습, 빅데이터 분석의 기반입니다.
결제 인프라:
통신비와 함께 과금하는 구독 시스템. 편리하고, 진입 장벽이 낮으며,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합니다.
이것들을 활용하면? 강력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5G로 실시간 전송하며, 클라우드에서 AI 분석하고, 의료진과 연결하며, 통신비와 함께 구독 결제를 시킬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 Verizon, AT&T, NTT
(Verizon, AT&T, NTT 등이 진행하는 헬스케어 사업들과 같은 방향을 기대하고 있지만.)
해외 통신사들은 실제로 이것을 하고 있습니다.
Verizon (미국):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만성질환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실시간 추적하여 의료진에게 전송합니다. 5G 네트워크를 활용합니다.
AT&T (미국):
병원용 IoT 솔루션. 의료기기, 침대, 환자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여 효율성을 높입니다. 응급 상황에 즉시 대응합니다.
NTT (일본):
원격 진료 플랫폼, 건강 관리 앱, AI 진단 보조. 종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통신사의 핵심 역량을 활용한 것입니다. 밑바닥(인프라)을 제공하고, 생태계를 주도하며, 가치를 창출합니다.
한국 통신사의 현실
하지만 한국은? SK텔레콤의 "누구 케어", KT의 "헬스온", LG유플러스의 "건강 관리 서비스".
이것들을 보면 무엇이 느껴질까요? "그룹 내 헬스케어 키워드를 위한 서비스" 수준입니다.
피상적: 건강 정보 제공, 간단한 상담, 기본적인 기록
독립적: 통신망이나 네트워크의 강점을 크게 활용하지 않음
홍보용: 실제 매출이나 사용자보다는, "우리도 헬스케어 한다"는 이미지 구축
타 사업 의존: 자체 헬스케어 사업이 아니라, 제휴사 서비스를 중개하는 수준
아쉽습니다. 할 수 있는데 안 합니다. 왜?
왜 안 하는가?
리스크 회피:
의료는 규제가 엄격합니다. 잘못하면 법적 문제, 평판 손상. 통신사는 안정적 사업을 선호합니다. 모험을 꺼립니다.
핵심 사업 집중:
5G, IPTV, 클라우드. 이것들이 주력입니다. 헬스케어는 부수적입니다. 자원을 집중할 이유가 약합니다.
수익성 불확실:
디지털 헬스케어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불확실합니다. 투자 대비 수익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결국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최소한으로 하거나, 홍보용으로만 합니다.
네이버의 조심스러운 발걸음: 라인 헬스케어의 교훈
💡 핵심: 네이버의 경우 라인 헬스케어를 통해 일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메신저 시장 점유율 80% 넘는 서비스에서 20년 08월 기준으로 누적 상담 건수가 30만 건 수준이라고 하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카카오, 네이버도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라인 헬스케어의 시도
네이버는 국내가 아니라 일본에서 먼저 시도했습니다. 왜? 일본이 규제가 더 열려 있고, 원격 진료가 허용되며, 시장 수용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라인 헬스케어는 무엇을 제공할까요?
텍스트 상담:
메신저로 의사와 상담합니다. 간단한 질문, 증상 문의, 약 정보. 편리하고, 저렴하며, 즉시 답변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 진료:
화상으로 의사를 만납니다. COVID-19로 온라인 초진까지 허용되면서 활성화되었습니다.
처방전 배송:
진료 후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합니다. 약을 집으로 배송받습니다.
편리합니다.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실망스러운 숫자
(예약 건수가 아닌 의사와 직접 텍스트로 상담한 건수이며, 영상 진료의 경우에도 코로나로 온라인 초진까지 허용하여 이용량은 늘었지만 그 숫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성과는? 2020년 8월 기준, 누적 상담 건수 30만 건.
많은 것 같지만, 냉정하게 보면 적습니다. 라인은 일본에서 메신저 시장 점유율 80% 이상입니다. 9,000만 명 이상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헬스케어는 30만 건? 사용자당 평균 0.003건입니다. 거의 안 쓴다는 의미입니다.
영상 진료도 마찬가지입니다. COVID-19로 온라인 초진이 허용되면서 증가했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일본의 레슨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생각보다 어렵네. 사용자가 안 따라오네."
그러면 한국에서는? 더 어렵습니다. 원격 진료도 제한적이고, 규제도 엄격하며, 의사협회도 반대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회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내하면서까지 서비스를 만들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네이버도 조심스럽습니다. 본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관망하거나, 최소한으로만 합니다.
카카오의 딜레마: 막강한 플랫폼, 하지만 못 쓴다
💡 핵심: 카카오도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회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내하면서까지 서비스를 만들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카카오는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카카오톡:
한국 메신저 시장 점유율 95% 이상. 거의 모든 한국인이 사용합니다. 일상적으로, 수십 번씩, 매일.
카카오페이:
간편 결제. 수천만 명이 사용합니다. 작은 금액도 쉽게 결제합니다.
카카오T:
택시 호출, 대리운전, 주차. 이동의 모든 것을 카카오로 합니다.
카카오톡 채널:
기업과 사용자를 연결합니다. 알림, 상담, 예약. 모든 것이 카카오톡 안에서 가능합니다.
이것을 헬스케어에 활용하면? 상상해보십시오.
카카오톡으로 병원 예약, 의사 상담, 처방전 수령, 약 배송, 카카오페이로 결제. 모든 것이 하나의 앱에서 해결됩니다. 편리함의 극치입니다.
하지만 안 한다
하지만 카카오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왜?
의사협회:
카카오가 헬스케어에 뛰어들면? 의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할 것입니다. "의료를 상업화한다", "환자 안전을 무시한다", "의사의 영역을 침범한다".
평판 리스크:
카카오는 이미 논란이 많습니다. 독과점, 갑질, 개인정보. 여기에 헬스케어 문제까지 더하면? 여론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수익성 불확실:
헬스케어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명확하지 않습니다. 카카오의 주력(광고, 커머스, 금융)이 아닙니다.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약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협회와 사회적 분위기를 감내하면서까지 서비스를 만들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제휴:
직접 하지 않고, 제휴합니다. 병원, 약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들과 협력하여, 카카오톡 채널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간접 투자: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직접 사업은 안 하지만, 생태계를 지원합니다.
최소한:
필수적인 것만 합니다. 병원 검색, 예약, 결제. 논란 없고, 안전한 영역만.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기회를 잡지 않습니다.
주도권의 공백: 누가 채울 것인가?
💡 핵심: 가장 잘할 것 같은 업체들이 이렇게 주춤하는 사이에 결국 이 시장에 대한 주도권은 넘어가지 않을까?
공백의 문제
통신사도 안 합니다. 네이버도 조심스럽습니다. 카카오도 주저합니다.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 리스크, 규제, 의사회, 수익성 불확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과는 같습니다. 주도권 공백.
그 사이에 누가 시장을 채울까요?
가능성 1: 해외 기업
Google, Amazon, Microsoft, Apple. 이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Google Health는 이미 웨어러블(Fitbit 인수)과 건강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Amazon은 약국(PillPack 인수)과 원격 진료(Amazon Care)를 합니다. Apple은 헬스 앱과 애플워치로 건강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어로 서비스하고, 한국 병원과 제휴하며, 한국 규제에 맞춰 진출하면? 국내 기업보다 경쟁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 기술, 자본. 모든 면에서 압도적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주저하는 사이, 해외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가능성 2: 스타트업
국내 스타트업들이 틈새를 공략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나 플랫폼 기업은 리스크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작지만 빠르게 움직입니다.
원격 진료(닥터나우, 굿닥), 만성질환 관리(닥터다이어리, 휴이노), 정신건강(마인드카페, 트로스트). 이런 스타트업들이 조금씩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축적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커질 수 있습니다.
가능성 3: 의료 기관
병원과 제약사가 직접 나설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이들이 자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환자 데이터도 있고, 의료진도 있으며, 브랜드도 있습니다.
제약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약물 복용 관리, 질병 모니터링, 환자 교육. 디지털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의료 기관이 주도하는 생태계도 가능합니다. (하지만..크게 기대는 안되는 플레이어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가장 잘할 것 같은 업체들이 이렇게 주춤하는 사이에 결국 이 시장에 대한 주도권은 넘어가지 않을까?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무도 시장을 만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주저하고, 해외 기업은 규제에 막히며, 스타트업은 자금이 부족하고, 의료 기관은 디지털에 약합니다.
결국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한국은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뒤처지며, 다른 나라들이 앞서 나가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걸음입니다.
이것이 진짜 리스크입니다.
마치며: 누군가는 움직여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회입니다.(개인적으로는 계속 주장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통신사도, 네이버도, 카카오도 주저합니다. 다만, 글로벌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모두 앞서가고 있습니다.
한국만 멈춰있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들이 주저하는 사이, 시장은 형성되지 않고, 기회는 사라지며, 주도권은 넘어갑니다.
누군가는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당장. 리스크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도 디지털 헬스케어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참고자료:
이코노미스트, "통신사와 카카오 네이버의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 (2021.06.14)
라인 헬스케어 서비스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