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서비스 경험

2021-12-30
Oliver Kim

최근 뱅크샐러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경험해 보면서, 다시 한번 현시점에서 유전자 검사로 얻을 수 있는 효용의 한계를 체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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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의 의학은 평균적 의학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치료를 위한 치료제(PD-1, CAR-T 등)를 사용할 때 부작용(side effect)을 겪을 사람들을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작용을 겪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감수하고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 의사는 과감하게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하고, 환자는 그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현재 의료의 최선입니다.

이러한 평균적 의학을 혁신하려고 하는 키워드들이 맞춤의학, 유전체 의학, 정밀의학 같은 것들입니다.

최근 의료분야에서 정밀 의학은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그 정밀 의학의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유전체입니다.
과거에는 같은 약을 먹어도, 같은 주사제 처방을 사용하는데 왜 사람마다 효과가 다를까?에 대한 답을 기질적 혹은 체질의 차이라고 설명했으나, 이제는 개인의 유전체 구성(Genetic Makeup)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03년 HGP(Human genome project)가 완성된 이후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의 발달은 유전체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이 기술을 통해 $1,000 정도로 한 명의 WGS(Whole Genome Sequencing)를 검사할 수 있으며, 이제는 일루미나 같은 기업들의 혁신으로 $100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비용이 낮아지며, 개인의 유전적 소인에 맞춰 진단과 치료가 되는 맞춤 유전체 의학 시대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개인의 유전정보를 인지하고 다양한 Application에 활용하거나 진료 간에 또는 처방, 치료 간에 의약품 선택에 있어서 나에게 맞는 약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각 개인이 자신의 유전체 데이터를 소지하고 있으며, 나의 유전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와 콘텐츠들이 파생되어 산업을 이루고(지식과 건강 행위를 제공하는 의사와 영양사, 운동 전문가 등) 치료 중심의 의학이 예방 중심의 맞춤의학으로 바뀔것으로 보고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유전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유전자 검사가 비용이 낮아지고, 관심이 높아짐에따라 최근 몇 년 전부터 종합검진 프로그램에 유전자 질병 예측 서비스가 들어가 있으며, 뱅크샐러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DTC)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유전자 검사로 가장 큰 효용이라고 볼 수 있는 의료 환경에서조차 유전체 검사 데이터가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로는 현재 의과대학 및 현장에서 유전 및 유전체 의학의 교육 비중은 매우 작아, 유전체와 생물정보학에 대한 지식이 의학계에 퍼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gold standard로 삼은 질병군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진료 과정을 살펴보면, '진단 -> 처방 -> 치료' 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유전자 검사를'진단' 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드물며 '처방'과 '치료'는 더더욱 제한적입니다.

그럼 지금 허용된 DTC (Direct-To-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를 살펴보자면, DTC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입니다.
주로 개인의 특성이나 건강에 관련된 웰니스 항목에 대하여 DTC 유전자 검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개인 특성(알코올 대사, 니코틴 대사, 수면습관, 통증 민감도 등), 건강관리(퇴행성관절염, 멀미, 요산치, 체지방률 등), 혈통(조상 찾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 -> 처방 -> 치료'를 위해 유전자를 biomarker 정해두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가 선정한 유전자(알고리즘)를 기준으로 결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떠한 한계가 존재하냐면, 예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로 선택한 게 A 회사는 1,2,3 유전자라면, B 회사는 1,2,4,5 유전자 기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일인에 대한 DTC 유전자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검사기관 별로 해석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또한, 실제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 등 의료적 목적을 위한 검사는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검사가 가능합니다.
즉 위와 같은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나에게 부족한 것을 개선하기 위해, 영양제와 운동 등을 처방하는 것이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먼 미래에는 환자를 이해한다는 것이, 개인 정보와 신상, 생활습관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유전체를 아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기는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기는 감기와 같은 다빈도 질병의 처방약이 유전체 기반으로 임상을 진행하여, 그에 따른 차이와 효용이 증명될 때라고 봅니다.

그때까지 유전체 기업들의 미션은 충분한 동아시아인 코호트 집단의 유전체 기반 임상과 기전들을 통해 BRCA1/2 같은 한국인에게 specific한 유전자를 찾아내거나, 개발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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