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은 체외 진단 시장에서 제2의 셀트리온을 만들 수 있을까?

2022-03-06
Oliver Kim

2020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가정에서 피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라며, 선언을 했다.

그 뒤 원격의료 기반 헬스케어 벤처를 창업하기 위해, 셀트리온을 떠나 미국에서 자리 잡는다고 하였다.

실제 지난 회사에서 혈액 검사 플랫폼을 개발해 본 경험에 비추어서 전망을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서정진 회장이 진출하려고 하는 시장은 체외 진단 시장(IVD)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해있다.

IVD(In Vitro Diagnostics)는 질병의 진단이나 예방, 건강 상태의 평가 등을 목적으로 채취된 조직이나 혈액, 소변 등의 검체를 이용해 검사하는 의료기기 및 시약 등이 포함된다.

검사 방법에 따라 보통 8가지의 세부 분야로 분류되며, 가장 큰 시장은 면역화학(immunochemistry) 진단과 자가혈당 측정(Self-Monitoring Blood Glucose), 분자진단(Molecualr)이 있다.

현 시점에서 혈당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빼고 보자면

(1) 면역화학 진단은 항원(Antigen)-항체(Antibody) 반응을 이용한 측정법이며, 주로 건강검진 또는 대부분의 혈액검사에 사용되는 진단 방식이다.

PSA, CEA, AFP, cTnI, CK-MB 등 각 바이오 마커를 대상으로 반응하는 항체를 테스트 카트리지에 바인딩 시켜놓고, 항원과 결합되는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주요 제품 형태로는 정성 또는 반정량 값을 보여주는 LFA(lateral flow test)와 같은 형태와, 가장 정확한 정량 값을 보여주는 electrochemical method를 갖는 대형 Lab 장비가 있다.


(2) 분자진단은 검체의 DNA나 RNA를 PCR을 통해 진단하는 방식으로 주로 감염병 진단(infectious diseases)에 많이 사용된다.

타깃으로 하는 DNA가 인체에 있는지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방식으로 많이 사용되며, 실제 PCR 과정을 거치며 DNA를 증폭하여 유전질환을 진단하거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의 DNA에 적용하여 사용된다.

Real-time PCR(qPCR)처럼 CT value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인체 내에 바이러스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CT value에 따른 치료법이 분기되지 않고 대부분 정성적 판단에 의해 치료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진단 분류는 질병과 질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바이오 마커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러면 다시, 서정진 회장이 얘기하는 가정에서 피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과 바이오 마커는 무엇일까?

큰 분야로 면역화학 진단과 분자진단이 있다고 설명했는데,

우선 분자진단은 유전질환이나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질병을 검사하는 데 사용하고 있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케이스와 시장이 없다.

흔한 예시로, COVID-19 PCR 검사 또는 STD 검사를 가정에서 장비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다.


면역화학 진단의 경우 가정에서 검사할 만큼 유효한 바이오 마커가 있는지부터 조사해 봐야 한다.

가장 수요가 높은 심혈관(cardiac) 마커 3종(cTnI, CK-MB, Myoglobin)의 경우에도 ST파와 같이 봐야지 임상적으로 유의미 하다.

그 외 암 바이오 마커로 알려진 PSA, CEA, AFP 등등은 최신 논문에 의하면 계속해서 유의미한 바이오 마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정에서 진단하는 것이므로 암 예후관리에 따른 모니터링 바이오 마커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가정에선 결국 Glucose, INR 정도?)


만약 여기서 임상을 통해 가정에서 유효한 바이오 마커를 찾고 시장을 만들어낼 기회를 발견한다 해도,

그다음 중요한 건 제품 개발인데 분자진단 또는 면역진단을 Lab 장비 수준의 민감도로 가정용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절대 쉬운 게 아니다.


공통적으로 진단을 하려면 진단 기기(Ananlyzer)와 시약(Test kit)이 있어야 한다.

의료기기 특성상 진단 기기의 가격은 POCT 기준 $n000 이상인 경우가 많고, 시약은 $10 per test 수준이다.

LFA 같은 Rapid test kits(신속 항원 검사)의 경우 단독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정성적이며 가정에서 사용될 만큼 critical 한 사용 시나리오가 없다.

비슷한 FIA(Fluorescent Immunoassays)로 반정량으로라도 보여주려면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FIA 같은 middle quality POCT 제품의 경우 동남아, 아프리카 쪽에 제품이 많이 진출해있지만 유의미한 임상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high quality POCT의 경우 소수로 존재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시장 초기 플레이어에 대한 신뢰성 문제 *즉 시간과 비용)


그러면 결국 서정진 회장은 원격의료와 합쳐진 가정용 혈액검사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 내고, 시장에 도달할 수 있을까?

Labcorp, Quest와 같은 지역별 수탁검사 센터 + home delivery test kit으로 풀어낼 것인가?

그래서 결국 셀트리온 30조 시가총액을 넘어선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나 뿐만 아닌 모두의 문제로 국내 체외 진단기업도 위와 같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체외 진단 기업들도 시장과 제품 개발 한계에 봉착하여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치료와 연결된 가정용 제품의 경우 글로벌 대기업들이 놓치지 않고 포진해 있다. (INR 측정기만 보더라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미국에서 어떻게 성공사례를 만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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